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5%대에 머물며 기업 차입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장기물 국채 환매 한도를 두 배로 높였지만, 시장은 이를 구조적 금리 압력을 낮추는 해법으로 보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는 19일 10~20년물과 20~30년물 명목 국채의 유동성 지원 환매 규모를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약 5조5800억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변경된 한도는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적용된다.
로이터는 발표 직후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5.188%까지 내려갔다가 5.208%로 되돌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21일 시장가격 기준 10년물 국채 금리는 4.687%, 30년물 국채 금리는 5.254%였다.
이번 조치는 장기물 시장의 유동성을 보강하는 성격이다. 국채 환매는 재무부가 이미 발행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시장 운영 수단으로, 특정 만기 구간의 거래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금리 상승의 배경은 국채 유동성만이 아니다. 미국 재정적자와 장기 국채 공급 부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회사채 발행 수요가 동시에 커졌다.
앞서 본지는 미국 장기채 ETF 가격 하락과 빅테크 채권 발행 부담이 함께 거론됐던 흐름을 보도한 바 있다. 국채 공급과 기업 채권 발행 부담이 겹칠 때 장기물 수익률은 위험자산 가격 산정의 기준점으로 다시 부상한다.
미국 재무부는 8월 3일 경제 설명서에서 2026년 상반기 기업투자가 연율 기준 약 10% 늘었다고 밝혔다. 설비 투자와 지식재산 투자가 증가를 이끌었고, 데이터센터 지출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업투자가 강하다는 점은 경기의 한 축에서는 긍정적 신호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그만큼 자금 수요가 늘어난다는 의미도 된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8월 5일 공개한 자료에서 2026년 현재까지 AI 관련 부채 발행이 약 5000억 달러(약 697조5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 가운데 하이퍼스케일러의 발행액은 2025년 1080억 달러(약 150조6600억원)에서 2026년 1940억 달러(약 270조6300억원)로 늘었다.
국채시장도 같은 방향의 압력을 받는다. 미국 총국가부채는 19일 40조470억 달러(약 5경5866조원)로 처음 40조 달러를 넘었다.
공공보유 부채는 32조2660억 달러(약 4경5011조원), 정부간 보유 부채는 7조7820억 달러(약 1경856조원)로 집계됐다. 정부의 차입 규모가 커질수록 장기 국채 공급 부담도 함께 커진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2월 전망에서 2026년 순이자 지출을 1조 달러(약 1395조원), 2036년을 2조1000억 달러(약 2930조원)로 제시했다. 이 수치는 차입 비용 문제가 단기 금리 변동을 넘어 재정 지출 구조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을 보여준다.
AP는 월가가 재무부의 환매 확대를 충분하지 않게 본다고 전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다시 4.69% 부근으로 올라온 점도 그 판단을 뒷받침한다.
로이터는 달러 약세와 함께 금, 비트코인(BTC) 선호를 묶은 ‘통화가치 희석 거래’ 해석이 시장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조치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에 미칠 직접 효과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 독자에게 이 문제는 미국 국채 금리만의 얘기가 아니다. 장기 금리는 달러 조달 비용과 회사채 금리, 위험자산 할인율에 영향을 준다.
재무부의 확대된 환매 한도는 9월 9일부터 적용된다. 시장은 11월 4일까지 이어지는 환매 기간 동안 10년물과 30년물 금리, 달러 흐름, AI 관련 회사채 발행 규모를 함께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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