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페추얼 선물이 월가의 거래 시간과 파생상품 수익 구조를 흔드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만기 없이 포지션을 유지하고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구조가 암호화폐 시장을 넘어 주식·지수·원자재 영역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2026년 5월 29일 칼시EX(KalshiEX)의 비트코인(BTC) 퍼페추얼 계약을 승인했다. CFTC는 해당 계약을 BTC 현물 가격을 참조하는 퍼페추얼 계약이자 선물 계약으로 규정했다. 같은 날 24시간 7일 거래·청산·결제 체제로 확장하려는 거래소와 청산기관, 중개업자에 대한 기대 조건도 제시했다.
핵심은 만기다. 기존 선물은 만기가 오면 새 계약으로 갈아타는 롤 과정이 필요하다. 퍼페추얼 선물은 이 절차가 없고, 대신 펀딩 비용 등으로 기초자산 가격과 계약 가격의 차이를 조정한다.
이 구조는 암호화폐 시장의 상시 거래 수요와 맞물려 성장했다. 가격이 밤낮 없이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거래소 개장 시간보다 포지션 관리와 청산 시스템이 더 중요해진다.
전통 거래소도 대응에 들어갔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BTC와 이더리움(ETH) 연속 선물을 발표하며 미국 규제 시장 안에서 퍼페추얼형 노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10년 만기를 두지만 일일 현금 조정으로 포지션 롤 부담을 줄이는 구조다. 거래 시간은 주 5일, 하루 23시간이다.
로빈후드(Robinhood)는 유럽에서 퍼페추얼 선물 범위를 넓혔다. 회사는 2026년 7월 29일 공개한 자료에서 유럽 적격 이용자에게 금, 은, QQQ, 유로·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한국 ETF(EWY) 등에 연동한 상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로빈후드는 해당 상품이 하루 24시간, 주 7일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지수 사업자도 움직였다. S&P 다우존스지수(S&P Dow Jones Indices)는 2026년 3월 18일 Trade.xyz에 S&P 500 퍼페추얼 계약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공지문은 이 상품을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에서 24시간 온체인 접근을 제공하는 공식 라이선스 기반 S&P 500 퍼페추얼로 설명했다.
시장 반응은 갈렸다. 로이터는 CFTC 승인 직후 미국 거래소 주식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Cboe는 9%, CME그룹과 뉴욕증권거래소 모회사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각각 약 4% 내렸다. 투자자들이 퍼페추얼 선물이 암호화폐를 넘어 주식과 원자재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격에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테리 더피(Terry Duffy) CME그룹 최고경영자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퍼페추얼 암호화폐 선물이 "시스템 리스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레버리지와 자동 청산 구조가 개인 투자자에게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퍼페추얼 선물이 기관용 전통 선물을 곧바로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단순한 신상품 경쟁이 아니다. 전통 선물 시장은 만기와 롤 구조를 중심으로 유동성, 수수료, 청산 체계가 형성돼 왔다. 퍼페추얼 선물은 이 과정 일부를 줄이거나 바꾸기 때문에 반복 거래 수익과 시간외 거래 질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CFTC는 자동 확장에는 선을 그었다. CFTC는 퍼페추얼 계약 설계가 모든 자산군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며, 승인 명령에 포함되지 않은 자산군은 40.3 절차에 따른 개별 심사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제도권 진입은 열렸지만 주식·원자재 전반으로 곧장 번지는 구조는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논쟁을 키웠다. 더블록(The Block)은 트럼프 대통령이 CFTC가 하이퍼리퀴드를 미국으로 "완전히 준수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들여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에서 하이퍼리퀴드(HYPE)는 해당 발언 뒤 24시간 기준 17% 상승했다.
국내 투자자와도 무관하지 않다. 로빈후드가 유럽 상품에 한국 ETF(EWY) 연계 퍼페추얼을 포함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에서 출발한 구조가 한국 관련 자산 노출 방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퍼페추얼 선물은 암호화폐의 특수 상품에서 출발했지만, 지금 논쟁은 거래소가 언제 열리고 닫히는지, 파생상품 수익이 어디서 나오는지로 옮겨갔다. 한국 투자자가 직접 이용할 수 있는 범위와 국내 규제상 취급 방식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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