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1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90달러대 중후반에서 움직였다. 미국의 대이란 압박과 중동 공급 차질 우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이 가격을 떠받쳤다는 분석이다.
포춘(Fortune)은 21일 오후 9시 한국시간 기준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5.29달러(약 13만3000원)로 제시했다. 전날 같은 시각보다 11센트 낮았지만, 1년 전보다는 27달러 이상 높은 수준이다.
로이터(Reuters)는 21일 오후 5시 2분 한국시간 기준 브렌트유 선물이 17센트 내린 배럴당 93.61달러(약 13만1000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6센트 내린 86.47달러(약 12만1000원)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브렌트유와 WTI는 이번 주 각각 5.8%, 4.8% 올랐고, 직전 거래일에는 7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치 차이는 기준 상품과 시각이 달라 생겼다. 포춘은 기사 작성 시점의 브렌트유 가격을 썼고, 로이터는 장중 선물 가격을 전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ED)이 공개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브렌트 현물 시계열의 최신 관측치는 18일 배럴당 95.29달러였다.
현물은 실제 인도되는 원유의 가격을 뜻하고, 선물은 특정 시점에 원유를 사고팔기로 한 계약 가격이다. 같은 브렌트유라도 현물과 선물은 시장 참여자, 만기, 거래소 기준이 달라 장중 숫자가 일치하지 않는다. 공식 일별 통계는 실시간 시세보다 늦게 반영된다.
가격 흐름의 중심에는 이란이 있다. 미국은 이란을 겨냥한 강한 제재를 예고했고, 시장은 중동 원유 흐름이 더 막힐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불안은 앞서 원유 운송 경로와 정제유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소니 쿠마리(Soni Kumari) ANZ 애널리스트는 로이터 보도에서 “미국이 이란에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고 봉쇄가 다시 작동하며 이란 원유 수출에 더 강한 제재 위협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배경이 유가를 배럴당 90달러 위로 올린 요인이라고 봤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통상 원유 시장은 실제 물량 차질이 발생하기 전에도 운송 지연,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비용 등을 먼저 가격에 반영한다.
다만 유가가 일방적으로 오른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가 소폭 밀렸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약 5%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장 해석은 단기 하락을 기술적 조정으로 봤다.
기술적 조정은 가격이 짧은 기간 빠르게 오른 뒤 매도 물량이 나오며 일부 되돌리는 흐름을 뜻한다. 이번 장세에서는 단기 하락과 주간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중동 긴장과 호르무즈 리스크가 가격을 받치는 구조는 유지됐다는 평가다.
본지는 앞서 국제유가가 2주 연속 주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당시에도 미국의 대이란 압박 강화와 호르무즈 해협 공급 차질 우려가 원유 시장에 지정학 리스크로 반영됐다.
한국 독자에게 유가는 원유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포춘은 원유 가격이 주유소 가격, 운송비, 일상 소비재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장세의 핵심 변수는 소비자 물가 일반론보다 미국과 이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불안이었다.
원유 가격이 국내 물가로 옮겨가는 경로는 정제비, 세금, 유통비, 환율을 거친다. 국제유가가 올라도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같은 폭으로 즉시 움직이지 않는 이유다. 반대로 고유가가 길어지면 운송비와 생산비 부담을 통해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같은 유가라도 현물, 선물, 기준 시각, 기준 상품이 다르면 숫자는 달라진다. 21일 국제유가를 읽을 때는 브렌트유 95.29달러와 브렌트유 선물 93.61달러를 같은 가격으로 섞어 쓰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세부 내용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 상황이 향후 유가 해석의 변수로 거론된다. 공식 일별 통계와 장중 선물 가격의 시차도 당분간 유가 해석에서 함께 고려될 변수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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