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를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뉴욕 증시의 단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고 있지만, 높은 밸류에이션과 장기금리 상승이 동시에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비시에이리서치(BCA Research)는 22일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주가 상승이 장기간 함께 이어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같은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국채 금리 상승이 미국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비시에이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와 물가 압력이 둔화하면 6~12개월에 걸쳐 미국 국채 금리도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부담이 주식시장에 먼저 반영되고, 이후 성장 둔화와 물가 압력 완화가 채권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비시에이가 미국 증시 투자를 경계하는 배경에는 높은 밸류에이션과 과도한 낙관론이 있다. 미국 주식의 장기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시장이 향후 기업이익 개선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비시에는 2000년과 2007년에도 기업이익 호조 속에서 국채 금리와 주가가 함께 오르다가 증시가 고점을 형성한 뒤 하락했다고 짚었다. 금리 상승이 당장 주가를 꺾지 않더라도, 할인율 부담이 누적되면 높은 기대가 먼저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4.5%는 이번 보고서에서 핵심 기준으로 제시됐다. 비시에는 과거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을 때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은 사례에 주목했다.
최근 10년물 금리는 7월 초부터 4.5%를 웃돌고 있지만,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금리 상승에도 주가가 버티는 배경에는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비시에는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현재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자본수익률을 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AI 투자가 성장 기대를 키우는 동시에 장기 자금 수요를 늘리는 구조라는 점도 시장의 부담 요인이다.
장기금리는 주식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할 때 쓰이는 기준선이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먼 미래 이익에 대한 현재 가치는 낮아지고, 성장주와 기술주처럼 장래 이익 기대가 큰 자산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커진다.
미국 증시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매수세도 변수로 꼽혔다. 비시에는 해외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세가 둔화하면 주가뿐 아니라 달러에도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비시에는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비중을 축소하고 유럽과 일본을 선호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일본은 환율 전망을 반영해 상당폭 비중 확대를, 유럽은 소폭 비중 확대를 제시했고 신흥국 주식은 중립으로 평가했다.
달러 약세에 대비한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비시에는 원화, 엔화, 대만달러, 싱가포르달러, 유로 등 경상수지 흑자국 통화와 금을 선호 대상으로 꼽았다.
금에 대해서는 미국 실질금리 상승의 성격이 중요하다고 봤다. 비시에는 최근 미국 실질금리 상승이 코어 실질금리보다 기간 프리미엄 상승에 의해 주도되고 있으며, 코어 실질금리가 다시 하락하면 금 가격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번 흐름은 단순한 미국 증시 문제가 아니다. 미국 장기금리는 글로벌 달러 자금의 기준선이고, 국내 금융시장도 채권금리와 환율, 위험자산 선호를 함께 반영한다.
앞서 본지도 [비트코인과 금이 미국 채권시장과 달러 흐름을 함께 반영한 움직임](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5365)을 보였다고 전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기술주 밸류에이션뿐 아니라 달러, 금, 비트코인(BTC) 같은 위험자산의 가격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특정 자산의 매수나 매도 판단이 아니라 금리와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한 자산 배분 의견이다. 앞으로 미국 장기금리가 4.5% 위에서 더 오래 머무를지, AI 투자 기대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계속 떠받칠지가 미국 증시의 단기 흐름을 가를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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