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리플달러 기관 신용펀드 구조에 참여한다

| 김민준 기자

리플(Ripple)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리플달러(RLUSD)를 기관 대출 자산으로 쓰는 신용펀드 구조에 참여한다. 결제와 정산 중심으로 쓰이던 리플달러를 핀테크·결제업체 운전자금 대출로 넓히려는 시도다.

블록템포는 리플이 클리어풀(Clearpool), 시카다 파트너스(Cicada Partners)와 함께 XRP레저(XRP Ledger·XRPL) 기반 기관 신용펀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출은 리플달러로 집행·상환하며, 대상은 핀테크와 결제업체다.

구조상 클리어풀은 대출 풀을 만들고 관리하는 인프라를 맡는다. 시카다 파트너스는 차입자 발굴, 대출 조건 협의, 신용위험 관리를 담당한다. 리플은 다른 기관 투자자와 같은 조건으로 유한책임사원 형태로 참여한다.

펀드 규모와 리플의 출자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플이 손실을 보전하거나 대출을 보증하는 구조로 제시된 것도 아니다. 이번 구상은 리플달러 수요를 기관 신용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사업 구조에 가깝다.

리플달러는 달러 가치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리플 투명성 페이지에 따르면 8월 6일 기준 리플달러 유통량은 15억8960만 달러(약 2조2493억원), 준비금은 17억260만 달러(약 2조4092억원)다. 준비금이 유통량을 웃도는 구조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리플(XRP) 가격이 아니라 리플달러의 쓰임새다. 대출 자산은 리플달러이고, XRP는 거래 수수료와 계정 최소 잔액 용도로 쓰이는 구조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인프라를 넘어 신용 인프라에서 쓰일 수 있는지가 관전 지점이다.

다만 상품은 아직 XRPL 메인넷에서 가동되지 않았다. XRP레저 표준 문서에서 XLS-66 대출 프로토콜은 ‘Draft’ 단계로 표시돼 있다. 이 표준은 온체인 신용 발행을 위해 풀링된 자금을 활용하는 무담보 고정기간 대출 구조를 제안한다.

XLS-65 단일자산 금고 표준도 전제가 된다. XLS-65는 여러 예치자의 단일 자산을 모아 금고 형태로 관리하는 기능이고, XLS-66은 해당 자금을 정해진 조건의 대출로 실행하는 장치다. 두 표준이 함께 작동해야 기관 대출 구조를 XRPL 위에서 처리할 수 있다.

블록템포는 클리어풀이 개발망에서 통합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XLS-66과 XLS-65가 XRPL 개정 투표 절차를 통과해야 메인넷 적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는 이번 신용펀드가 발표 단계의 사업 구조이지 이미 온체인에서 대출이 집행되는 상품은 아니라는 뜻이다.

기관 대출은 일반적인 탈중앙화금융 대출과 성격이 다르다. 통상 디파이 대출은 담보와 자동 청산을 중심으로 굴러가지만, 기관 운전자금 대출은 차주의 신용도와 법적 요건, 상환 능력을 함께 본다. 이번 구조에서 시카다 파트너스가 신용 발굴과 관리를 맡는 이유다.

리플달러의 역할은 최근 기관 결제와 발행 인프라를 중심으로 넓어져 왔다. 본지는 앞서 리플이 기관 고객용 발행 플랫폼과 컴플라이언스 네트워크를 통해 리플달러 발행·결제 인프라를 넓히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신용펀드는 그 연장선에서 기관 대출 수요를 겨냥한 구조다. 앞서 본지는 클리어풀이 XRP레저에서 XLS-65와 XLS-66을 활용한 네이티브 대출 프로토콜 개발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메인넷 적용에는 검증인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국내 독자에게는 리플달러와 XRP를 구분해 보는 일이 중요하다. 리플달러는 대출과 상환에 쓰이는 달러 연동 자산이고, XRP는 원장 사용에 필요한 네트워크 자산이다. 리플의 사업 확장이 곧바로 XRP 가격 변동을 뜻한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향후 확인할 절차는 XRPL 표준 승인 여부와 실제 펀드 세부 조건이다. XLS-65와 XLS-66이 메인넷에 적용되고 펀드 규모, 차입자 범위, 대출 집행 조건이 공개돼야 리플달러 기반 기관 신용시장의 실제 규모를 판단할 수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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