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확산이 공공 블록체인 성장과 토큰 가치 상승으로 곧장 이어진다는 논리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제와 개발 자동화가 늘어도 실제 경제가치가 어느 인프라와 사업자에게 쌓이는지는 별개라는 지적이다.
맥스 웨딩턴(Max Wadington) 피델리티 디지털자산(Fidelity Digital Assets) 선임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19일 공개한 ‘AI가 디지털자산에 미칠 잠재적 영향’ 보고서에서 AI 에이전트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더 많이 쓰게 만들 수는 있지만, 공공 블록체인이 기본 인프라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검색, 결제, 거래, 데이터 호출, 소프트웨어 간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이런 프로그램이 독립 지갑을 갖고 온체인 서비스를 호출하거나 기계 간 정산을 처리하면 블록체인이 결제 인프라 후보가 될 수 있다.
보고서는 AI가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시험하고 배포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봤다. 미국 경제연구소(NBER)의 2026년 5월 작업 논문은 10만명 넘는 깃허브(GitHub) 개발자를 추적한 결과 코딩 에이전트가 개발자 커밋을 최대 180%, 전체 프로덕션 릴리스를 30% 늘렸다고 제시했다.
다만 피델리티 디지털자산은 코드가 늘어나는 것과 경제가치가 생기는 것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AI가 개발 장벽을 낮추면 지갑, 스마트계약, 디파이(DeFi) 애플리케이션, 에이전트 도구 공급이 늘 수 있지만 사용자 수요와 보안 검증이 같은 속도로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개발 문턱이 낮아질수록 비슷한 기능을 가진 프로젝트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경쟁의 초점은 단순 구현 능력보다 사용자 기반, 유동성, 브랜드 신뢰, 보안 기록, 유통망으로 옮겨간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AI 에이전트의 활동이 어디에서 결제되고 정산되는가다. 공공 블록체인은 24시간 접근성, 즉시 최종 결제, 프로그래머블 자산이라는 장점을 갖는다.
그러나 은행, 결제망, 핀테크 플랫폼, 대형 기술기업도 자체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기업 내부 업무처럼 권한 관리와 규제 책임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폐쇄형 시스템이 더 적합할 수 있다.
국내 독자에게도 이 대목은 익숙한 쟁점이다. 은행·카드·가상자산 인프라가 같은 문제를 두고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앞선 보도에서도 다뤄졌다. AI 에이전트가 돈을 쓰고 기록을 남기는 구조에서는 결제 속도뿐 아니라 신원, 권한, 감사 기록이 함께 중요해진다.
토큰 가치로 이어지는 경로도 단순하지 않다. AI 에이전트가 소액 결제를 많이 일으키면 거래 건수는 늘 수 있지만, 결제는 수수료 밀도가 낮고 기존 결제사업자와 경쟁해야 한다.
피델리티 디지털자산은 지난 180일 동안 이더리움(ETH) 기본 레이어에서 거래 활동이 결제보다 거래량 1달러당 49배 많은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온체인 결제 증가가 곧바로 기반 토큰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근거로 제시된 수치다.
AI와 가상자산이 함께 거론될 때 시장은 흔히 ‘AI 에이전트 증가→온체인 거래 증가→공공 블록체인 사용 증가→토큰 가치 상승’으로 이야기를 압축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 연결고리마다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제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뤄지면 수혜는 기반 토큰보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나 지갑, 결제서비스 사업자에 먼저 쌓일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자금을 보유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설계한 금융 인프라가 스테이블코인과 법정화폐 레일을 함께 제시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보안도 변수다. AI는 개발자의 생산성을 높이지만 공격자가 취약점을 찾는 비용도 낮춘다. 개발 속도가 보안 검증 속도를 앞지르면 스마트계약과 지갑, 에이전트 도구 전반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기관 투자자에게는 수익률만큼 보관, 권한 관리, 스마트계약 안전성, 장애 발생 시 책임 경계가 중요하다. 피델리티 디지털자산은 보안, 유동성, 유통망, 신뢰, 규제 통합 능력이 기술 자체보다 오래가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AI 에이전트는 공공 블록체인에 새 수요를 만들 수 있다. 다만 피델리티 디지털자산의 분석은 그 수요가 어느 인프라에 머물고, 누가 수익을 가져가며, 어떤 토큰에 가치가 남는지를 따로 봐야 한다는 데 맞춰져 있다.
확인 자료: 피델리티 디지털자산 ‘AI’s Potential Impact on Digital Assets’(2026년 8월 19일) https://fidelitydigitalassets.com/research-and-insights/ais-potential-impact-digital-asse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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