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유시장에서 달러 환율이 200만리알 선에 다가서며 리알 약세와 생활비 압박이 다시 커졌다. 달러 매도 호가는 197만9500리알, 매수 호가는 195만9500리알 수준까지 올랐다.
이란 인터내셔널(Iran International)은 23일 같은 시각 일부 시세표가 1달러를 19만7000토만으로 표시했다고 전했다. 토만은 이란에서 관습적으로 쓰는 단위로, 1토만은 10리알이다.
자유시장 환율은 정부 고시 환율과 다르다. 장외 거래가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시장도 나뉘어 있어 출처별 수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번 흐름의 방향은 뚜렷하다. 달러는 지난주 초 186만5000리알 안팎에서 출발해 일주일 새 6% 넘게 올랐고, 같은 기간 지난해 수준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리알 약세의 배경에는 물가 상승과 외화 수급 악화가 함께 놓여 있다. 로이터(Reuters)는 이란 통계센터 수치를 인용해 7월 이란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66%였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87.9% 높았고,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28%에 달했다. 환율 상승이 수입 원자재와 생필품 가격에 다시 반영되면 가계의 구매력 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란 가계는 리알 보유보다 달러, 금, 실물자산으로 옮겨가려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란 인터내셔널이 전한 현지 반응도 정부 정책 변화보다 생활비와 구매력 약화에 대한 우려에 가까웠다.
정치·안보 불확실성도 환율을 흔드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 압박, 에너지 부족, 교역 차질, 생산 감소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외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본지도 앞서 호르무즈 통항 감소와 중동 에너지 물류 불안을 전한 바 있다. 이란 경제의 부담은 환율, 물가, 에너지 수급이 한꺼번에 맞물린 구조에 가깝다.
정책 대응으로는 화폐 단위 개편이 다시 부각됐다. 로이터는 2025년 10월 이란 의회가 리알에서 0 네 개를 없애는 화폐 개편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샴솔딘 호세인(Shamsoldin Hossein) 이란 의회 경제위원회 책임자는 당시 국영 방송에서 “통화는 리알로 남고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에는 최대 2년의 준비 기간이 주어졌고, 이후 3년 동안 기존 단위와 새 단위가 함께 쓰이는 방식이다.
화폐 개편은 거래와 계산을 쉽게 만드는 조치다. 그러나 물가와 외화 부족을 직접 낮추는 정책은 아니다.
호세인 삼사미(Hossein Samsami) 이란 의원은 로이터 보도에서 “국가 통화의 위신은 0 네 개를 없애서 되살아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심은 단위가 아니라 통화의 실제 구매력이라는 지적이다.
크립토 기반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8월 말 달러-리알 구간 가운데 190만~200만리알대 거래가 몰렸다. 예측시장 가격은 공식 전망치가 아니라 참가자들의 거래 가격이다.
이번 환율 급등이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현재 확인된 흐름은 리알 약세가 이란의 고물가와 외화 부족을 다시 드러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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