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채 1조6300억원 발행, 단기 금리 부담 커졌다

| 강이안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 21일 중소기업금융채권 1조6300억원을 한꺼번에 발행하면서 국내 크레디트 시장의 단기 수급 부담이 커졌다. 단기 구간 금리가 오르고 만기별 금리 곡선이 눌리면서 채권시장에서는 스프레드 확대와 커브 왜곡 우려가 함께 나왔다.

연합인포맥스는 IBK기업은행이 21일 모집 방식으로 9개월물 6200억원, 1년물 4000억원, 1.5년물 1200억원, 3년물 4900억원을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9개월물과 1.5년물, 3년물 금리는 각각 3.650%, 3.870%, 4.090%였다. 1년물은 변동금리부채권으로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에 42bp를 더한 조건이었다.

발행 물량은 하루짜리 이슈에 그치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같은 주인 19일에도 1조47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달 30일 발행액도 1조700억원이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기업은행이 발행한 중금채는 61조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만기도래 물량은 44조3200억원이었고, 순발행 규모는 17조2300억원 수준이었다.

중금채는 IBK기업은행이 발행하는 특수은행채 성격의 채권이다. 은행권 조달 수단이지만 발행 규모가 커지면 회사채와 공사채 등 다른 크레디트물의 투자 수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안이 국내 채권시장 전반의 수급 문제로 읽히는 이유다.

가격 조건에서도 부담이 드러났다. 21일 9개월물 금리는 모집 전일 같은 만기 중금채 민평보다 0.2bp 낮았다. 반면 1.5년물과 3년물은 각각 3.5bp, 3.4bp 높았다.

1년물 변동금리부채권은 당초 KOFR에 40bp를 더한 수준으로 모집했으나 수량이 모이지 않자 42bp로 높여 발행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발행사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인 셈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특은채 중에서도 유독 중금채 발행이 많다”며 “금통위로 경계감이 높은 가운데 스프레드를 높여 발행하면서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과거 한전채 잔액 증가와 비교하며 중금채 잔액도 2023년부터 전 거래일까지 33조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단기 금리 움직임도 시장의 경계감을 키웠다. 전 거래일 특수은행채 9개월물 민평은 3.669%로 2024년 2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9개월물과 1년물 민평 차이는 0.5bp에 그쳤다.

해당 차이는 지난 6월 24.4bp까지 벌어졌으나 빠르게 줄었다. 최근에는 9개월물과 1년물 금리가 역전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9개월물 금리가 치솟으면서 그 구간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와중에 중금채가 물량을 채우기 위해 해당 만기물의 스프레드를 더욱 높여 발행하면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단기 구간으로 수요가 몰리는데도 발행 물량이 계속 쌓이면서 가격 부담이 반복된다는 취지다.

또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시장에서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된다고 관측하면서 만기가 2027년 5월인 9개월물과 1년 사이 커브가 붙어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발행물이 많아진 수급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리 전망과 발행 수급이 동시에 단기 커브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경계감도 겹쳤다. 한국은행은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와 경제전망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기준금리 판단을 앞두고 크레디트 투자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대규모 중금채 발행이 이어지면 다른 발행사의 조달 조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중금채 발행이 국내 위험자산이나 크립토 자산 수급에 미칠 직접 영향은 제시되지 않았다. 채권시장은 27일 금통위 결과와 이후 단기 특수은행채 발행 조건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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