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달러 파일럿 키운 비자, 정산 파트너 찾는다

| 서도윤 기자

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정산 파일럿을 연율 70억달러(약 9조6810억원) 규모로 키운 가운데 BVNK가 마스터카드(Mastercard)에 편입되면서 외부 정산 파트너 구도가 다시 재편되고 있다.

마스터카드는 8월 3일 BVNK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BVNK는 법정화폐 결제와 온체인 결제를 연결하는 인프라를 제공해 온 업체다. 마스터카드는 이번 인수로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자산, 기업 간 결제, 지급, 정산, 재무 흐름을 지원하는 역량을 넓힌다고 설명했다.

비자는 4월 29일 스테이블코인 정산 파일럿이 전 분기 대비 50% 성장해 연율 70억달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비자가 스테이블코인을 별도 실험으로만 두지 않고 결제망 주변 인프라로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 유동성 지표를 넘어 결제, 지급, 정산에 쓰이는 흐름이 커지면서 카드 네트워크의 대응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다만 BVNK가 맡았던 역할은 비자 전체 결제망의 정산 기능이 아니었다. BVNK는 1월 14일 공개 글에서 비자 다이렉트(Visa Direct) 고객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을 미리 넣고 수령자에게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데스크는 문건 확인 보도에서 BVNK가 비자 다이렉트의 스테이블코인 사전 예치와 지급 파트너였으며, 비자넷(VisaNet) 전체 정산과는 구분된다고 전했다.

이 구분은 비자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볼 때 핵심이다. 비자는 하나의 외부 업체에 모든 기능을 맡기는 구조가 아니라 내부 플랫폼과 외부 파트너를 나누는 방식에 가깝다. 플랫폼과 통제 체계는 직접 쥐고, 유동성 공급과 장외거래, 지역별 라이선스 같은 실행 기능은 외부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비자는 7월 16일 비자 스테이블코인 플랫폼(Visa Stablecoin Platform·VSP)을 공개했다. VSP는 금융기관, 핀테크, 결제 사업자가 한 환경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접근, 보관, 상환,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초기 지원 자산은 오픈USD(Open USD·OUSD)다.

비자 공식 페이지는 VSP가 제한 베타로 시작하며, 오픈USD 접근에도 거래량과 지역 제한이 있다고 밝혔다. VSP는 지갑형 서비스와 기존 지갑 연결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현재 지원 블록체인으로는 이더리움(Ethereum), 솔라나(Solana), 템포(Tempo)가 제시됐다.

제로해시(zerohash)는 8월 5일 비자 다이렉트의 스테이블코인 사전 예치와 지급 기능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적격 비자 다이렉트 고객이 계정에 스테이블코인으로 자금을 미리 넣고 지급도 스테이블코인으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인데스크가 확인한 문건은 이 발표 이후 작성됐다. 코인데스크는 비자가 미국, 캐나다, 영국,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선스를 갖춘 정산·장외거래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오픈USD 지원도 요구 조건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비자는 최종 공급사나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되는 사실은 BVNK가 마스터카드에 편입된 뒤 비자가 복수 지역 라이선스, 오픈USD 지원, 정산·장외거래 기능을 함께 갖춘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마스터카드 쪽 움직임은 이미 본지 보도와도 이어진다. 본지는 앞서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 서비스업체 BVNK 인수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안은 그 인수 이후 비자 쪽 외부 파트너 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후속 흐름이다.

스테이블코인 정산에서 사전 예치와 지급, 전체 결제망 정산은 성격이 다르다. 사전 예치는 지급 전에 고객 계정에 자금을 넣어 두는 절차이고, 지급은 수령자에게 자금을 보내는 실행 단계다. 전체 결제망 정산은 카드 네트워크 안에서 거래 대금을 최종적으로 맞추는 더 넓은 기능이다.

한국 독자에게도 이 흐름은 결제사 간 해외 경쟁에 그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은 거래소 유동성 지표를 넘어 결제, 지급, 정산 인프라로 쓰임새가 넓어지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결제망 밖으로 밀어내기보다 각자의 네트워크 안으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사안의 시장적 의미다.

비자의 다음 단계는 VSP 제한 베타 운영과 비자 다이렉트 외부 파트너 조합에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범위에서는 제로해시가 비자 다이렉트의 사전 예치와 지급 기능을 맡고, BVNK가 떠난 정산·장외거래 레이어의 최종 파트너는 공개되지 않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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