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가격 흐름을 4년 반감기 주기로 설명해 온 시장 해석에 다시 논쟁이 붙었다. 현물 ETF와 기업 보유 물량, 거시 유동성이 커지면서 반감기보다 더 긴 6~8년 리듬이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는 윌리 우(Willy Woo) 비트코인 온체인 애널리스트가 3일 X에서 비트코인이 전통 금융의 단기 부채 사이클에 가까운 6~8년 주기로 옮겨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우의 발언은 반감기가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반감기의 공급 충격이 기관 자금 흐름에 비해 작아졌다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
반감기는 여전히 비트코인 공급 구조의 핵심 장치다.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블록 보상은 3.125 BTC로 줄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이에 따른 연간 신규 발행량을 약 16만4250 BTC, 현재 유통량의 0.82%로 제시했다.
다음 반감기인 2028년에는 연간 발행량이 약 8만2125 BTC로 줄어 현재 공급의 0.41% 수준이 된다. 시간이 갈수록 새로 풀리는 물량의 비중은 낮아지고, 기존 보유 물량과 자금 흐름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BitcoinTreasuries.net은 3일 기준 상장사 보유분을 126만9980 BTC, ETF와 거래소 보유분을 155만270 BTC로 집계했다. 두 범주를 합치면 282만250 BTC다. 이는 현재 연간 신규 발행량 16만4250 BTC를 크게 웃돈다.
이 숫자가 곧 비트코인 가격을 누가 결정한다는 결론은 아니다. 다만 새로 발행되는 물량보다 상장사 재무제표와 규제 금융상품 안에 들어간 물량이 더 큰 설명 변수로 떠올랐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물 ETF는 개인 지갑이나 거래소 현물 매수와 다른 통로다. 규제된 금융상품 안에서 장기 자금이 들어오고 빠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장은 채굴 보상 감소뿐 아니라 월가 자금 배분과 금리 환경까지 함께 보게 된다.
기업 보유분도 같은 맥락에 있다. 상장사가 재무 전략 차원에서 BTC를 들고 있으면 매수와 보유, 처분 결정이 회계와 주주 대응, 유동성 관리와 맞물린다. 비트코인이 순수한 채굴 공급 사이클만으로 움직인다고 보기 어려워진 배경이다.
반론도 있다.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는 6월 12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4년 반감기 주기가 “여전히 실제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각 주기의 진폭은 줄고 있다고 봤다.
갤럭시 리서치는 과거 주기에서 고점 뒤 12~13개월가량 지나 저점이 형성됐고, 현재 주기는 보고서 기준 고점 이후 약 8개월이 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4년 주기론을 완전히 버리기보다, 이번 주기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쪽에 가깝다.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Fidelity Digital Assets)도 2월 24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이 과거 주기와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2025년 10월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약 2조5000억 달러에 이르렀고, 가격이 12만6000달러를 넘긴 동안 변동성은 낮아졌다고 적었다. 또 2026년 1월 1년 실현 변동성이 17차례 사상 최저치를 새로 썼다고 밝혔다.
21셰어스(21Shares)는 2025년 11월 4일 보고서에서 2024년 1월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출시가 규제된 장기 자금의 진입 통로를 열었다고 분석했다. 2024년 반감기 이후 공급 증가율은 약 1.7%에서 0.85%로 낮아졌고, 이미 전체 비트코인의 약 94%가 채굴된 상태라는 설명도 붙였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 논쟁은 단기 시세보다 비트코인이 어떤 자금 흐름에 묶이고 있는지를 보는 문제에 가깝다. 본지도 앞서 기존 반감기 모델과 기관 자금 유입론이 맞서는 흐름을 다루며 4년 주기 논쟁을 전한 바 있다.
결국 쟁점은 4년 주기의 폐기가 아니라 영향력의 재배치다. 우의 6~8년 주기론은 확정된 새 규칙이 아니며, 갤럭시 리서치는 기존 주기가 남아 있다고 봤다. 피델리티 디지털 애셋과 21셰어스는 시장 구조 변화를 강조했고, 비트코인의 시장 리듬이 실제로 길어졌는지는 ETF 자금 흐름, 기업 보유량, 변동성 지표가 더 쌓인 뒤 판단할 수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