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산플랫폼 하그리브스랜스다운(Hargreaves Lansdown·HL)이 일부 개인 투자자에게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암호화폐 상장지수증권(ETN) 접근을 열었다. 비트와이즈 코어 비트코인 ETP도 HL 플랫폼의 거래 가능 상품 목록에 올랐다.
HL은 암호화폐 ETN을 고위험 투자로 분류하고 펀드앤셰어 계좌와 자기투자개인연금(SIPP)에서만 취급한다고 안내했다. 주식·주식형 개인종합저축계좌(Stocks and Shares ISA)는 대상에서 빠졌다.
투자자는 고급 투자자 자기확인, 적합성 평가, 24시간 쿨링오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제한 투자자는 주거용 주택과 연금 등을 제외한 순자산의 10% 미만만 암호화폐 ETN에 배분할 수 있다는 조건도 붙었다.
HL 검색 화면에는 비트와이즈(Bitwise) 코어 비트코인 ETP가 BTC3 라인으로 표시된다. HL은 이 상품의 운용보수(OCF/TER)를 0.05%로 적었다.
비트와이즈는 상품 페이지에서 2026년 9월 3일 기준 총 운용자산(AUM)을 1억8476만 달러(약 2515억원)로 제시했다. 해당 상품은 비트코인으로 100% 뒷받침되는 물리적 구조라고 회사는 밝혔다.
이번 사안은 비트와이즈와 HL의 단독 제휴라기보다 HL의 암호화폐 ETN 취급 범위 확대에 가깝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HL이 암호화폐 ETN 9개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발행사로 블랙록 아이셰어즈, 위즈덤트리, 21셰어즈, 인베스코, 코인셰어즈, 비트와이즈 등을 함께 적었다고 보도했다.
비트와이즈는 이미 2025년 10월 20일 공지에서 런던증권거래소(LSE) 리테일 세그먼트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관련 ETP 4개를 열었다고 밝혔다. 같은 공지에서 비트와이즈 코어 비트코인 ETP의 총보수를 0.20%에서 0.05%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제도적 배경은 영국 금융감독청(FCA)의 규제 완화다. FCA는 2025년 8월 1일 개인 투자자의 암호화폐 ETN 접근 제한을 풀겠다고 발표했고, 변경은 2025년 10월 8일 발효됐다.
대상 상품은 FCA가 인정한 영국 기반 투자거래소에서 거래돼야 한다. 금융 프로모션 규칙과 소비자 보호 의무도 적용된다.
ETN은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채무증권 성격의 상장 상품이다. 암호화폐 ETN은 기초 암호자산 가격을 추적하지만, 투자자가 지갑이나 개인키를 직접 관리하는 구조는 아니다.
HL은 접근성을 열면서도 보수적 입장을 유지했다. 회사는 암호화폐 ETN이 변동성이 큰 상품이며 발행사가 파산하면 투자금 전부를 잃을 수 있다고 안내한다.
비트와이즈 상품도 같은 구조 안에 있다. 비트와이즈는 해당 ETP가 규제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기초 암호자산 자체는 FCA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업계 반응은 접근성 확대와 위험 경고 사이에서 갈렸다. 21셰어즈(21Shares)는 링크드인에서 HL의 암호화폐 ETN 개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HL은 별도 설명에서 비트코인을 전통적 자산군으로 보기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번 사례는 암호화폐 노출 방식이 직접 보유에서 상장 상품으로 넓어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국내 ETF·ETN 괴리율 관리 기준 조정과 미국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을 다룬 뉴스브리핑에서 전통 금융시장 안으로 들어온 암호화폐 상품의 관리 기준을 전한 바 있다.
HL 이용자는 암호화폐 ETN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지만, 계좌 유형과 투자자 자격 제한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현재 HL의 암호화폐 ETN 서비스는 펀드앤셰어 계좌와 SIPP 안에서만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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