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단기고래 이익 90.7억달러 사상최고…지지선 시험대

| 서도윤 기자

비트코인(BTC)을 최근 사들인 대규모 보유자, 이른바 '단기 보유자 고래'들의 미실현이익이 90.7억달러(약 12조2172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종잇돈이 매도 물량으로 전환될 경우 7만9000달러대 지지선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콴트는 9월 7일 공개한 분석에서 단기 보유자 고래의 미실현이익이 9월 4일 90.7억달러로 2016년 이후 집계된 데이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밀리면서 다음 날인 5일에는 75.1억달러(약 10조1170억원)로 낮아졌지만, 이 역시 역대 상위 5위권에 드는 규모다. 최근 2주 사이 역대 상위 5위 기록이 모두 나온 셈이다.

단기 보유자 고래는 크립토콴트가 온체인 데이터를 코호트별로 나눠 추적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취득한 지 155일이 안 된 대형 지갑의 미실현 손익을 가리킨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선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새로 진입한 투자자들이 상당한 이익을 쌓았다는 뜻이며, 이 지표가 급등하면 통상 단기 매도 압력이 커지는 신호로 해석돼 왔다.

크립토콴트 기여자 IT Tech는 같은 분석에서 "이 정도 규모의 미실현이익은 곧 매도 위험을 의미한다"며 "단기 보유자 고래는 가격이 조금만 흔들려도 가장 먼저 수익을 실현하는 집단"이라고 밝혔다. 90.7억달러의 종잇돈이 언제든 매도 물량으로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본지는 비트코인이 특정 저항선을 다시 시험하며 등락을 거듭한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엔 저항선 돌파 여부가 관건이었다면, 이번에는 단기 고래의 미실현이익이 지지선 방어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두 사례 모두 특정 가격대에서 매수·매도 심리가 부딪히면 추세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시장 구조도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9월 7일 하루 고점 8만537달러(약 1억848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후 되돌림을 보이며 이날 7만9300~7만9500달러(약 1억682만~709만원) 구간에서 거래됐다.

근접 지지선인 7만9013달러(약 1억643만원)가 무너지면 다음 지지대인 7만6300~7만7000달러(약 1억278만~372만원)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게 크립토콴트의 진단이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시장의 바닥이 비교적 견고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진입한 보유자들의 평균 매수단가가 6만2000~6만5000달러(약 8351만~8756만원) 구간에 형성돼 있어, 이 구간이 더 깊은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IT Tech는 "비용 구조로 보면 이번 랠리의 바닥은 견고하지만, 그 위에 쌓인 미실현이익이라는 무게가 지금 그 바닥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공이 성공을 위협하는 구조라는 해석이다.

이 구조에서 이해관계는 뚜렷이 갈린다. 최근 수개월 새 8만달러 안팎에서 진입한 단기 고래들은 가격이 흔들릴수록 차익을 서둘러 실현할 유인이 크다. 반대로 6만달러대 초중반에서 물량을 확보한 이른 시점의 보유자들은 가격이 웬만큼 밀려도 손실 구간에 들어서지 않아 매도에 나설 이유가 적다. 두 코호트 사이의 힘겨루기가 7만9000달러대 지지선의 향방을 가를 변수다.

고래 외에 장기 휴면 지갑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2016년 생성된 1260.77BTC 규모의 지갑이 9월 초 6일 동안 활동을 재개했고, 실물 비트코인인 카사시우스 코인 약 75개도 같은 기간 환금됐다.

카사시우스 코인은 2011~2013년 제작된 초창기 실물 비트코인으로, 동전 표면에 개인키를 봉인한 홀로그램 스티커가 붙어 있어 봉인을 뜯어야 안의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오랫동안 손대지 않은 채 보관되다 뒤늦게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코인이 움직이면 초기 채택자들의 매도 신호로 주목받는다.

크립토콴트는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비트코인 시장이 지지선의 견고함과 단기 이익실현 욕구 사이의 긴장 속에 있다고 진단했다. 온체인 데이터 업체들이 코호트별 미실현손익 지표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격이 급변하기 전에 어느 가격대에 잠재적 매도 물량이 몰려 있는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원화 가격도 이 같은 글로벌 시세 흐름을 그대로 반영해 움직인다. 7만9000달러대 지지선 공방의 결과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크립토콴트는 9월 7일 분석에서 7만9013달러와 7만6300~7만7000달러 구간이 유지되는지, 아니면 6만2000~6만5000달러대 매수단가 구간까지 밀리는지가 이번 미실현이익 국면의 향방을 가늠할 지표라고 밝혔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게임하고 주식토큰 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