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EH/s 비트코인 채굴능력 유휴…재가동 땐 난이도 상승

| 김민준 기자

비트코인(BTC) 채굴 장비 약 235EH/s가 현재 가동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추정됐다. 유휴 장비가 재가동되면 네트워크 난이도가 오르고 장비당 채굴 수익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룩소르는 8일 보고서에서 전체 ASIC 채굴 용량을 약 1150EH/s, 실제 활동량을 약 915EH/s로 추정했다. 두 수치의 차이인 235EH/s는 전체 장비 용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룩소르는 유휴 장비를 수익성이 낮은 장비, 전력 감축으로 멈춘 장비, 운송 중인 장비, 유지보수 중인 장비로 구분했다. 다만 각 항목별 규모는 제시하지 않아 이 수치를 채굴업계의 항복 신호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채굴 수익성은 8월 후반 개선됐다. 달러 기준 해시프라이스는 8월 초 하루 PH/s당 31.63달러(약 4만2420원)에서 월말 39.33달러(약 5만2740원)로 24.4% 올랐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6만2889달러에서 7만8312달러로 24.5% 상승했다.

해시프라이스는 일정한 채굴 연산능력이 하루 동안 벌어들이는 예상 수익을 뜻한다. 수익이 회복됐지만 모든 장비가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은 아니다.

전력 효율이 테라해시당 25~38줄(J/TH)인 비효율 장비의 8월 평균 에너지 해시프라이스는 메가와트시당 약 45달러(약 6만350원)였다. 네트워크 평균 전력비 추정치인 48달러(약 6만4370원)를 밑돌았고, 이 기준을 웃돈 날도 31일 중 11일에 그쳤다.

텍사스의 계절적 전력 감축도 유휴 연산능력에 영향을 줬다. 텍사스 전력망 운영기관 ERCOT의 4CP 제도는 6월부터 9월까지 각 월의 최고 부하 15분 구간을 기준으로 전송비 부담을 산정한다. 대형 전력 수요처는 해당 시간대의 사용량을 줄일 유인이 있다.

9월 마지막 피크 구간이 지나면 여름철 피크 전송비를 피하기 위한 채굴업체의 감축 유인은 다음 여름까지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재가동 여부는 전력 계약, 현물 전력가격, 장비 효율, 호스팅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약 2016개 블록마다 채굴 난이도를 조정해 평균 블록 생성 시간을 10분 안팎으로 유지한다. 연산능력이 늘면 이후 난이도가 상승하고, 다른 조건이 같을 때 장비 한 대가 얻는 예상 수익은 낮아진다.

룩소르는 5일 채굴 난이도가 1.31% 상승했다고 집계했다. 8월의 수익 개선으로 일부 장비가 복귀하더라도 경쟁 증가가 해시프라이스를 다시 낮출 수 있는 구조다.

다만 235EH/s 전체가 곧바로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경제성이 낮은 장비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나 전력비 하락이 필요하고, 운송·정비 장비는 물리적 작업이 끝나야 한다.

인공지능이나 고성능컴퓨팅으로 전력이 이전된 장비가 유휴 물량에 포함됐는지는 룩소르가 별도로 수치화하지 않았다. 따라서 235EH/s를 모두 잠재적 재가동 물량으로 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채굴업체 입장에서는 수익성 회복이 가동률을 높일 요인이지만, 장비가 동시에 돌아오면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다시 낮아질 수 있다. 채굴업계의 회복 여부는 장비 가동량뿐 아니라 전력비와 네트워크 난이도를 함께 봐야 한다.

한국 시장에서도 채굴사의 연산능력 변화는 전력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 전환 흐름을 살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앞서 상장 채굴사의 해시레이트 감소가 전력 인프라와 AI 데이터센터 시장 사이의 재평가 신호로 해석된 사례처럼, 채굴 장비의 실제 가동 여부는 비트코인 가격 외에 전력비와 설비 효율에도 좌우된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7일 평균 해시레이트와 후속 난이도 조정, 채굴업체의 감축·재가동 공시다. 유휴 장비 규모만으로 채굴업계의 회복이나 추가 악화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

기록이 투자를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