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타이즈가 블록체인 기반 주주명부를 기업과 투자자의 직접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주식시장 인프라로 제시했다. 주식을 토큰으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소유 기록과 배당·의결권 등 기업행위를 온체인 시스템과 연결하는 구조다.
카를로스 도밍고(Carlos Domingo) 시큐리타이즈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주식 토큰화 발표에서 “공개 주식은 온체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발행사가 직접 참여하는 구조가 토큰화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시큐리타이즈는 7월 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과 동시에 보통주를 SECZ라는 티커로 거래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시큐리타이즈는 적격 미국 투자자에게 자사 보통주의 토큰화 형태를 제공했다. 토큰화된 SECZ는 아발란체(AVAX)와 솔라나(SOL)에서 지원됐으며, 회사는 이를 별도 파생상품이나 합성자산이 아닌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동일한 보통주를 나타내는 ‘발행사 주도형 토큰화’로 설명했다.
상장 당일 발표문에는 토큰화된 SECZ의 정확한 발행 규모가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외부에서 제기된 별도 규모를 공식 수치로 볼 수는 없다.
쟁점은 주주명부 관리 방식이다. 전통적인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예탁·청산기관과 브로커·수탁기관이 여러 단계로 연결돼 발행사가 최종 투자자의 신원을 직접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온체인 기록을 활용하면 주식 소유와 이전 내역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연결할 수 있다. 다만 온체인 기록이 기존 주주명부를 자동으로 대체한다는 뜻은 아니며, 공식 등록 체계와의 연동 방식이 핵심이 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월 28일 토큰화 증권 설명자료에서 발행사 또는 대리인이 온체인 기록을 ‘주요 증권보유자 파일’에 통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행사 주도형 모델에서는 토큰 이전이 공식 주주명부의 주식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모든 토큰화 주식이 같은 권리를 갖는 것은 아니다. SEC는 발행사와 무관한 제3자가 주식을 토큰화하는 경우 해당 토큰이 실제 주식의 소유권이나 의결권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구분했다. 앞서 토큰화 주식의 법적 권리 차이를 다룬 본지 보도처럼, 같은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더라도 실제 주주권이 없는 상품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토큰의 법적 지위는 발행 주체와 이전대행기관, 공식 주주명부의 연동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토큰화 여부만으로 일반 주식과 동일한 권리가 보장된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시큐리타이즈는 4월 29일 컴퓨터셰어와 미국 상장사를 위한 ‘발행사 후원 토큰(Issuer-Sponsored Tokens·ISTs)’ 발행 경로를 제시했다. 기업이 기존 주식과 함께 토큰화 주식을 발행하면 컴퓨터셰어가 이전대행기관 역할과 기업행위 처리를 맡는 구조다.
주주는 지갑을 통해 디지털 형태로 주식을 보유하면서 발행사와 연결될 수 있다. 이 구조에서 컴퓨터셰어는 토큰의 이전과 배당·의결권 등 기업행위를 기존 주식 인프라와 연계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큐리타이즈는 2분기 온체인 자산관리 규모를 43억달러(약 5조7663억원)로 공시했다. 회사는 6월 30일 기준 총자산도 43억달러(약 5조7663억원)라고 밝혔다.
두 수치는 금액은 같지만 각각 온체인 자산관리 규모와 회사 총자산을 가리키는 별도 지표다. 따라서 같은 항목으로 단순 비교할 수 없으며, 시큐리타이즈의 사업 규모를 보여주는 서로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한다.
컴퓨터셰어는 발행사 후원 토큰이 기존 규제 환경과 이전대행기관의 감독 체계 안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공개 커뮤니티에서는 토큰화 주식이 실제 주주명부와 얼마나 일관되게 연동되는지, 유동성과 규제 적용 범위가 어떻게 정해질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시큐리타이즈가 제시한 모델의 핵심은 블록체인을 거래 플랫폼에 한정하지 않고 주주 등록과 기업행위 처리에 연결하는 데 있다. 실제 권리와 운영 효과는 발행 구조, 공식 주주명부 연동, 이전대행기관의 처리 방식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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