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의 정산채권을 온체인 대출과 연결하는 금융 모델을 공개했다. 2023년 이후 누적 처리액은 25억달러(약 3조3475억원) 이상이지만, 현재 대출 잔액이나 대주단의 위험 노출액을 뜻하는 수치는 아니다.
비자는 8일 공식 발표에서 크레딧 쿱(Credit Coop)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카드 프로그램에 운전자금과 정산 금융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자 정산 데이터와 블록체인 거래 기록을 결합해 필요한 대출 규모를 산정하고, 스마트계약으로 자금 집행과 상환을 자동화하는 구조다.
구조의 핵심은 카드사가 비자에 정산해야 하는 시점과 카드 이용자가 대금을 갚는 시점 사이의 시간차다. 크레딧 쿱은 정산채권을 기반으로 회전형 신용한도를 제공하고, 카드 이용자의 상환금은 ‘스피곳(Spigot)’ 스마트계약을 거쳐 이자와 원금에 먼저 배분된다.
비자는 2026 회계연도 2분기 기준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는 스테이블코인 연계 카드 프로그램이 160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그램의 결제 규모는 전년 대비 거의 200% 증가했고, 스테이블코인 정산 규모의 연환산 기준은 200억달러(약 26조7800억원)를 넘어섰다.
카드 프로그램 수, 결제 규모 증가율, 정산 연환산 규모는 서로 다른 지표다. 25억달러는 이들 지표와 별개로 크레딧 쿱 모델이 2023년 이후 처리한 누적 금융 규모다.
크레딧 쿱 모델은 온체인에서 3000건 이상의 차입 이벤트와 9000건 이상의 상환 이벤트를 처리했다. 비자는 참여 시설에서 디폴트가 없었다고 밝혔지만, 시설별 대출 잔액과 현재 익스포저는 제시하지 않았다.
공개된 구조만으로는 차입자나 대주단이 최초 손실을 어느 범위까지 부담하는지 알 수 없다. 준비금·보증·보험 적용 여부와 정산채권 부족 또는 분쟁 발생 때 대주의 청구권 범위도 공개되지 않았다.
비자는 참여 프로그램의 일일 정산 파일을 바탕으로 실제 필요한 금액만 같은 날 정산 주소로 보내는 ‘적시 집행’ 구조를 제시했다. 사용하지 않는 자금을 미리 보유하지 않고 실제 정산액에 맞춰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이다.
비자는 이 구조를 통해 참여 프로그램의 차입 비용이 최대 30%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설별 금리와 표본 수, 비용 절감률의 계산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
레인(Rain)은 2023년 8월부터 크레딧 쿱 회전형 시설을 이용해 비자 정산 의무를 처리했다. 2026년 8월 19일 기준 레인의 누적 금융 처리액은 약 20억달러(약 2조6780억원)였고, 차입 이벤트는 2000건 이상, 상환 이벤트는 7000건 이상이었다.
레인의 누적 처리액은 크레딧 쿱 전체 처리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레인의 현재 대출 잔액과 자본 제공자별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크리스 워커(Chris Walker) 크레딧 쿱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는 “정산채권은 원래 좋은 담보였지만 대주단에 실시간 성과를 보여줄 방법이 없었다”며 “비자 정산 데이터와 온체인 인프라를 결합하면 정산 흐름에서 상환을 집행하고 프로그램 성장에 맞춰 자금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산 데이터와 스마트계약을 결합해 대출 심사와 상환 통제를 자동화하려는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이 모델을 거친 카드 기업 카르타(Karta)는 2026년 6월 1500만달러(약 201억원) 규모의 시리즈A와 1억2500만달러(약 1674억원) 신용한도를 포함해 총 1억4000만달러(약 1875억원)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초기 크레딧 쿱 금융이 기관 신용한도 심사에 직접 기여한 정도는 비자 측 설명으로 제시됐다.
앞서 비자가 크레딧 쿱과 온체인 대출 모델을 공개한 내용은 정산 데이터와 온체인 거래 기록을 결합해 신용 성과를 평가하는 구조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례에서는 카드 결제에서 생기는 정산채권이 대출 담보와 상환 원천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스피곳은 유입되는 상환금에서 이자와 원금을 먼저 갚도록 설계된 스마트계약으로, 정해진 경로의 자금 배분을 자동화하지만 상환 지연이나 채권 분쟁 자체를 없애지는 않는다.
현재 공개된 수치는 누적 금융 처리액과 온체인 이벤트 건수다. 대출 잔액과 시설별 손실 조건이 제시되지 않은 만큼, 25억달러를 현재 신용 익스포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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