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7만6000달러(약 1억237만원) 안팎에서 반등했지만, 미국 가상자산 규제 절차의 진전만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가와 실질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위험자산으로 향하는 매수세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3.22% 하락했지만 30일 기준으로는 20.43% 상승했다. 크립토슬레이트(CryptoSlate)는 단기 반등 이후 상승분을 지킬 수 있는지는 규제 기대보다 에너지 가격과 금융 여건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상원은 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 15분 H.R.3633의 본회의 심의 착수를 위한 토론 종결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표결은 법안 최종 통과가 아니라 본회의 심의를 시작할지 결정하는 절차다. 미 상원이 클래리티 법안의 첫 관문 표결을 앞두고 있다는 내용은 본지도 앞서 보도했다.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은 디지털 상품에 대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관할과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역할을 구분하는 시장 구조를 담고 있다.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국 상원의원은 7월 22일 수정안을 공개하며 은행·농업위원회의 작업물을 통합했다고 밝혔다.
법안이 법률로 제정되려면 상원 본회의 심의와 표결, 하원 재심의, 대통령 서명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이번 토론 종결 표결을 법안 최종 통과로 해석할 수는 없다.
거시경제 환경은 규제 기대와 별개로 부담 요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4% 상승했다고 밝혔다. 휘발유 가격은 3.9% 올라 월간 전체 물가 상승분의 3분의 1을 넘겼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0.3% 상승했다.
유가 전망도 위험 선호를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9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2026년 하반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약 90달러(약 12만1230원)로 전망했다. 중동의 원유 수출 제약이 연말까지 일부 이어지고 세계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는 조건을 반영한 전망이다.
금리 부담도 남아 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9월 14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을 4.97%, 9월 11일 10년물 실질수익률을 2.60%로 제시했다. 실질금리가 높으면 채권 등 대체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커져 가상자산으로 향하는 위험자금이 제한될 수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경제전망을 공개할 예정이다. 연준의 금리 경로와 금융 여건에 대한 신호는 클래리티 법안 논의와 별개로 위험자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크립토슬레이트는 규제 진전과 에너지 가격 안정, 실질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면 비트코인 회복 시나리오가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유가와 국채 수익률이 높은 상태에서 위험자산 매도가 이어지면 규제 관련 호재가 나와도 상승분을 반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규제 절차와 거시경제 지표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법안 심의 진전은 규제 불확실성을 낮추는 재료가 될 수 있지만, 물가와 금리 부담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자금 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남는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미국 상원 절차와 연준 일정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을 확인할 기준이 된다. 다만 이번 표결만으로 가격 방향이나 법안 통과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상원의 표결 결과가 나오더라도 법안 심의와 후속 표결, 하원 절차가 남는다. 법률 제정 여부는 이번 절차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향후에는 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 15분 예정된 상원 표결 결과와 함께 미국 물가, 유가, 실질수익률, 연준의 금융 여건 판단을 차례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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