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해킹 뒤 비트코인(BTC) 현물 가격은 급락을 피했지만, 옵션시장에서는 하락 위험을 방어하는 비용이 높아졌다. 사고 규모는 63억달러(약 8조3979억원)로 추산됐다.
블룸버그는 2일 오후 4시(한국시간) 비트코인이 7만8300달러(약 1억437만원)에 거래돼 약 1%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사고 공개 전인 10월 29일 고점보다는 약 4% 낮은 수준이었다. 하루 만기 비트코인 옵션의 25델타 풋 스큐는 24시간 동안 약 1%포인트 올라 6.37%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블록미디어는 전했다.
바이낸스는 사고로 발생한 이용자 손실을 전액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모론(Caroline Mauron) 오빗마켓(Orbit Markets) 공동창업자는 “주말 동안 비트코인이 가격을 유지한 것은 바이낸스의 발표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바이낸스에 손실을 충당할 충분한 자금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모론의 발언은 손실 보전 방침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전한 것이다. 이용자 손실 보전이 완료됐다는 뜻은 아니다.
션 맥널티(Sean McNulty) AQC테크(AQC Tech)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바이낸스가 이용자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움직임도 가격을 지탱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동시에 거래소 보안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맥널티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도 해킹당할 수 있다면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확산하면서 추가 해킹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풋 스큐는 하락에 대비하는 풋옵션이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보다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는지를 나타낸다. 수치가 높아질수록 하락 위험을 방어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다.
풋 스큐는 옵션시장의 상대적 비용을 보여주는 지표로, 실제 가격이 내려갈지 또는 얼마나 하락할지를 확정하지 않는다. 본지도 앞서 옵션시장 신호만으로 비트코인 가격 방향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켈리 예(Kelly Ye) 탈로스(Talos)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은 이번 사건을 시스템 전체의 위기가 아닌 운영상의 충격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직후 바이낸스 호가창의 시장 깊이가 25~30% 줄었지만 몇 시간 만에 매수세가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시장 깊이는 호가창에 쌓인 매수·매도 주문의 규모를 뜻한다. 이번에는 현물 가격 흐름과 별도로 호가창 유동성이 줄었다가 회복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예 책임자는 여러 거래소에 자산과 거래 위험을 분산한 기관들이 시장 충격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단일 거래소도 위험을 집중하거나 시장 가격을 판단하는 데 완전히 안전한 곳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022년 FTX가 유동성 위기를 거쳐 파산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사흘간 19% 하락했다. 당시에는 해킹이 아니라 유동성 위기와 파산이 이어졌다.
지난해 2월 바이비트에서 약 15억달러(약 2조원)가 탈취됐을 때는 비트코인이 초기 충격을 견딘 뒤 일주일간 약 14% 하락했다. 과거 거래소 사고 뒤 가격 흐름은 서로 달랐다.
오는 3일 미국 중간선거도 단기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거론됐다. 제프 코(Jeff Ko) 비아BTC(ViaBTC) 수석 애널리스트는 의회 권력 구도 변화가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의 입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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