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초기 투자자, 최대 83% ‘희석 압력’…헤이즈 추산

| 서지우 기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 비트멕스(BitMEX) 공동창업자는 5일 공개한 글 ‘D는 희석을 의미한다’(D is for Dilution)에서 앤트로픽(Anthropic) 상장 초기 투자자가 2027년 6월까지 최대 83%의 ‘희석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헤이즈는 스페이스X(SpaceX)와 앤트로픽, 오픈AI(OpenAI)의 상장 뒤 임직원과 초기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매각 제한 해제를 위험 요인으로 들었다. 거래 가능한 주식이 늘면 시장이 더 많은 공급을 흡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매각 제한 해제는 일정 기간 팔 수 없던 기존 주식이 거래 가능해지는 것을 뜻한다. 해제됐다고 해서 보유자가 주식을 실제로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헤이즈는 주식 공급이 늘면 기업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더라도 주가 상승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각 제한이 풀린 주식이 시장에 나올 경우 매수 수요와 맞물려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헤이즈는 앤트로픽이 기업가치 1조5000억달러(약 2010조원)로 상장한다고 가정하면, 주가를 공모가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최대 1조2450억달러(약 1668조3000억원)의 신규 투자 수요가 필요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그는 83%와 투자 수요 모두 자신의 가정에 따른 추정치라고 밝혔다. 기존 주식의 매각 제한 해제는 신주 발행으로 지분율이 낮아지는 희석과는 구분되며, 실제 매각 여부와 규모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스페이스X에서는 주식 약 86억주의 매각 제한이 2027년 6월 말까지 추가로 풀릴 것으로 헤이즈는 예상했다. 오픈AI도 상장 이후 비슷한 주식 공급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봤다.

헤이즈가 제시한 우려는 주식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연산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AI 기업의 주가가 하락해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면 채권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 헤이즈의 분석이다. 기업의 차입 비용이 오르면 자금 조달 여건도 나빠질 수 있다.

그는 신용 경색이 AI 관련 산업으로 번지면 은행 대출과 증권금융도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주식시장의 충격이 기업 자금 조달과 금융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로다.

헤이즈는 5일 공개한 글에서 미국 은행권의 대차대조표 확대가 멈추거나 축소되면 달러 유동성이 줄어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에 하방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 은행권 자산 규모가 전주보다 감소한 점을 경계 신호로 들었다. 헤이즈가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메일스트롬(Maelstrom)은 달러 유동성 여건이 뚜렷하게 개선되기 전까지 관망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장기 시나리오는 다르다. 헤이즈는 AI 산업의 충격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면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중앙은행과 재정당국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이즈는 앞서 AI 컴퓨팅 수요가 끊기면 당국의 유동성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분석을 내놓았다. 이번 글에서는 주식 매각 제한 해제에서 신용시장과 은행권 자산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제시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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