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이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소비 활동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경기후퇴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 지출*이 경제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웰스파고 소속 이코노미스트 팀 퀸런과 섀넌 그레인은 “최근 소비자 심리가 미·중 무역갈등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팬데믹을 통해 소비자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실제 지출 행동이 경기 흐름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2년 6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50까지 추락했지만, 같은 기간 외식과 소매 소비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고물가와 국제적인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고용 시장이 소비 심리를 견고하게 뒷받침했다는 해석이다. 전국규모 보험회사 내셔널와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벤 에어스는 “그 시기에는 경기 비관론이 컸지만, 일자리를 통한 안정적 소득이 소비 여력을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된 4월 고용보고서 역시 예상보다 양호한 일자리 증가를 나타냈으며, 이는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Toro의 미국 투자 분석가 브렛 켄웰은 “소비자들이 지출 방식을 바꾸긴 했지만 여전히 쓰고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세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라면서도 “다만 고용 시장이 꺾인다면 소비도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 흐름의 주요 지표로 여겨지는 소매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소비자들은 관세 인상 전에 자동차 등 주요 내구재를 미리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외식 업종의 판매 역시 같은 달 1.8% 증가하면서 단순한 사전 구매 심리에 의한 소비 확대는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들은 “저녁 외식을 통해 관세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러한 소비 패턴이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자발적 지출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소비 항목에서는 이미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 주요 항공사들이 최근 실적 전망을 철회하며 미국 내 여행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커메리카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빌 애덤스는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경제를 비관적으로 말하는 수준을 넘어 행동에 옮기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소비자 심리가 악화되는 국면에서도 실제 지출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불확실성이 큰 경제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미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고용 지표와 관세 정책의 변화가 소비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