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차이나판 매그니피센트 7' 지목…中 대형주 반등 신호?

| 김민준 기자

골드만삭스가 중국 증시를 이끌 '차이나판 매그니피센트 7'으로 '주목할 10대 기업(Prominent 10)'을 지목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 중국 대형주의 성장 잠재력에 집중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BYD, 메이투안, 넷이즈, 미디어, 헝루이제약, 트립닷컴, 안타스포츠 등 총 10개 기업을 ‘Prominent 10’으로 명명하며 이들이 향후 2년간 연 13% 수준의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업들은 인공지능(AI), 글로벌 확장, 소비 트렌드 전환, 서비스 경제 등 새로운 성장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정부가 친시장적 기조로 전환한 것도 이들 기업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현재 중국 상장 대기업 10곳이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미국 33%, 한국·독일·프랑스의 과반 수준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낮다. 또 이들 대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 프리미엄은 시장 전체 대비 22%에 불과해 미국의 ‘매그니피센트 7’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된다. 골드만은 만약 이들 중국 대형주가 ‘매그니피센트 7’ 정도의 밸류를 인정받는다면 약 3,130억 달러(약 451조 원)의 추가 시가총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책 변화도 중요한 변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2월 민간경제 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며 대형 민간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확대했다. 또 중국 정부는 사상 최초로 '민간경제 촉진법'을 발표하고, 기업 인수합병 관련 규제를 재정비하는 등 친기업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골드만은 이 같은 변화가 중국 대형 민간기업의 투자 심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 분야에서 기업 규모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텐센트, 알리바바, 샤오미 등은 AI 관련 인프라와 연구개발에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AI 기술 수용 속도가 빠른 헬스테크, 소프트웨어, IT 서비스 산업에 이들 대부분이 포진해 있는 만큼 AI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조건을 지닌 셈이다.

글로벌 시장 확장성도 주목할 포인트다. 지난 10년간 내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중국 대기업들은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며 활로를 찾고 있다. 2017년 10%였던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17%까지 증가했으며, 자금력과 재무 건전성이 우수한 기업일수록 해외 진출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중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다소 파편화돼 있고 저평가된 상태에 머물러 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목할 10대 기업'을 통해 구조적 반등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 또한 점차 이들 우량 대형주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