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살 치즈 공장, 단돈 36억에 새 주인 찾는다…미국 유서 깊은 브랜드 매각

| 김민준 기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 제조업체 중 하나로 손꼽히는 크라우리 치즈(Crowley Cheese)가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장인 치즈 업체는 16년간 운영을 맡아온 갈런 존스(Galen Jones)와 그의 아내 질 존스(Jill Jones)가 은퇴를 준비하며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복잡한 M&A가 아닌 단돈 250만 달러(약 36억 원)면 공장과 브랜드, 50,000파운드(약 22톤)의 숙성 치즈까지 갖춘 완전한 패키지를 손에 넣을 수 있다.

버몬트주 힐드빌 지역에 자리한 크라우리 치즈는 미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장 오래된 치즈 공장*으로, 1824년 이후 변하지 않은 레시피대로 요거트 같은 부드러움이 특징인 체더 스타일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연간 3만~4만 파운드 규모의 수작업 치즈를 제조하며, 제품은 블록과 휠 형태로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 가격은 8온스 블록 기준 10달러, 2.5파운드 휠은 50달러부터 시작된다.

존스 부부는 2009년 이 회사를 인수했다. 당시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서 일하던 갈런 존스는 이전 투자자 그룹과의 인연을 계기로 해당 공장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약화된 경기 상황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차, 우연히 치즈 공장의 존재를 접한 후 불과 6주 만에 이 공장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이 결정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크라우리 치즈의 공장은 1882년 건축된 2층 목조건물로, 무첨가 생우유만을 활용해 수작업으로 치즈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공장 내부에는 방문객을 위한 매장도 마련돼 있으며, 존스 부부는 운영 초기부터 공정 개선과 재산 보존에 힘써왔다고 밝혔다.

부부가 매물 공개 이후 받은 문의는 적지 않다고 한다. 갈런 존스는 “많은 사람들이 전통 치즈 사업에 흥미를 느끼지만, 실제로 운영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적인 인수자로 “지난 16년 간 우리가 구축해온 가치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을 꼽으며, 치즈 제조업이라는 일이 매우 독특하고 전문성을 요구함을 강조했다.

미국 내 유서 깊은 식품 브랜드가 세대를 이어 지속되기 위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지속 가능한 식품 산업, 지역 브랜드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드문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