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생산 2.5% 급감…반도체·설비투자 동반 위축에 경기 불안 확산

| 연합뉴스

산업 생태계 전반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10월 우리나라 산업생산이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와 제조업 부문의 위축이 뚜렷하게 반영됐고, 설비 및 건설투자도 동반 하락했다.

28일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10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10월 전산업생산지수는 계절조정 기준 112.9로 전달보다 2.5% 줄었다. 이는 지난 2020년 2월의 -2.9%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참고로 전산업생산은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주요 산업 전반의 생산 실적을 종합한 지표로, 경기 흐름을 진단하는 핵심 척도 중 하나다.

이번 감소는 명확한 '기저효과' 영향도 포함된다. 9월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으로 생산, 소비, 수출 등이 동반 호조를 보였던 반면, 10월에는 이들 항목이 상대적으로 주춤하면서 감소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표적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생산 감소가 전체 지수 하락에 주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 지표 또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1.0%, 건설기성(실제 시공 실적)은 6.0% 감소하면서 투자 활동 전반에 제동이 걸렸다. 이 같은 흐름은 민간의 자본 투입이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업들이 미래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소비 관련 지표는 일부 반등했다. 소매판매는 긴 추석 연휴와 계절 요인에 힘입어 0.2% 상승했다. 이는 석 달 만의 증가세로, 면세점 및 온라인 부문 중심의 소비 회복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기 활력으로 보기엔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생산과 투자가 동반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든다. 정부는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투자 활성화 및 내수 진작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금리 기조와 대외 수요 회복 상황에 따라 지표 개선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