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5228.20달러 선으로 올라서며 직전 거래일(5227.61달러 안팎 종가 기준)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5000달러 초반에서 움직이던 금 가격은 20일 5097.44달러로 마감한 뒤 23일에는 장중 5237.32달러까지 오르며 일주일 새 레벨을 한 단계 높인 모습이다. 은 가격도 온스당 88.14달러로, 23일 종가 88.21달러와 비슷한 수준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16일 76달러 중반대에서 단기간 80달러 후반대로 올라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금과 은 모두 지난주 초까지 조정을 받다가 18일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공통적인 흐름을 보인다. 다만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 중앙은행 수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 비해, 은은 전기차·태양광 등 산업 수요 비중이 커 경기 전망과 공급 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받는 자산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은 가격이 20일과 23일 연속으로 장중 80달러 중반을 상회한 것은 귀금속으로서의 성격과 더불어 전략 광물로서의 성격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상장 금 ETF인 SPDR 골드트러스트(GLD)는 23일(현지시간) 1주당 481.29달러에 마감해 17일 448.20달러 대비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장중 고점도 451달러대에서 481달러대까지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은 ETF인 iShares Silver Trust(SLV) 역시 17일 66.37달러에서 23일 80.56달러로 올라, 현물 은 가격 상승 흐름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거래량이 주 후반으로 갈수록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 과정에 투자 심리가 함께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거시·정치 환경도 금·은 시장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튀르키예 등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비축을 늘리고 있다는 소식과, 미국의 대러·대중 금융 제재에 따른 달러 자산 동결 사례는 일부 국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을 ‘중립적 자산’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흐름으로 거론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 차기 의장 후보로 매파 성향 인사가 지명되면서 긴축 강화와 실질금리 변동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어, 금리·달러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귀금속 가격을 둘러싼 변수로 함께 언급되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가 38조달러를 넘어선 상황과 주요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도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자극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현물 가격과 ETF 시장의 움직임은 실물 수요와 금융 투자 수요의 결이 다소 다른 구조를 보여준다. 중앙은행과 일부 신흥국 경제 주체들이 금 보유를 늘리는 흐름은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수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반면, GLD와 SLV 가격과 거래량은 단기적인 위험 선호·회피 심리의 변동이 보다 빠르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며칠 사이 ETF 가격이 현물 시세와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은, 실물 시장과 금융 시장이 현재 국면에서는 크게 엇갈리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은 시장에서는 정책·규제 이슈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 미국이 은을 핵심 광물로 지정하고, 중국이 은 관련 수출에 허가제를 도입한 조치는 향후 공급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시장에서 거론된다. 은이 산업용 비중이 큰 금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정책 변화가 수급 구조와 가격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 심리 속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동시에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녹색 전환 관련 수요 기대가 교차하며, 은 가격에는 방어적 성격과 성장 기대가 뒤섞인 흐름이 나타난다.
금 시장에서는 방어적 자산 선호와 통화체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맞물린 양상이 나타난다. 신흥국의 탈달러 논의,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 연준 독립성 훼손 가능성 논의 등은 금이 통화·채권 시장과는 다른 축의 가치 저장 수단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다만 동시에 연준의 향후 금리 경로와 달러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가격에는 안전자산 선호와 금리 상승 부담이 함께 의식되는 혼조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최근 금·은 가격 흐름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방어 자산과 실물 자산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금은 중앙은행 수요와 지정학 리스크가, 은은 전략 광물 지정과 산업 수요 기대가 각각 맞물리며 투자 자산으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동시에 ETF 시장에서 확인되는 가격과 거래량의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관망과 대응 매매가 반복되는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금과 은은 기본적으로 금리와 환율, 각국의 통화정책, 전쟁과 제재 등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다. 이들 요인이 짧은 기간에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 시계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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