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스당 5,087달러 금·83달러 은… 현물·ETF 모두 '조정 국면' 숨 고르기

| 민태윤 기자

국제 금 가격은 6일 새벽 XAU 기준 온스당 5087.1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전장(5일 종가 5081.16달러) 대비 보합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월 말 5400달러대에 근접했다가 이달 초 조정을 거친 뒤, 5000달러 초반대에서 숨 고르기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은 가격(XAG)은 온스당 83.17달러로, 전일 종가 82.23달러에서 소폭 반등했다. 이달 들어 금과 은 모두 3월 3일 장중 큰 폭의 저점을 기록한 뒤 완만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금과 은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되 조정 강도와 탄력에서 차이를 보인다. 금은 안전자산 성격이 강해 중앙은행 수요와 지정학적 위험 인식에 따라 매수세가 뒷받침되는 구조다. 반면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태양광, 전자·전기 분야에 쓰이는 산업용 수요 비중이 커 경기·제조업 사이클의 영향을 함께 받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3월 초 급락 국면 이후에도 은 가격 변동 폭이 금보다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는 5일(현지시간) 466.22달러에 마감해 직전 거래일(471.80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 2월 말 490달러선에서 이달 들어 460달러대 중반까지 내려오며 현물 가격 조정과 궤를 같이하는 모습이다.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는 74.26달러로 전일(75.34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2월 말 80달러 중반대에서 3월 초 70달러대 중반까지 내려온 흐름으로 볼 때, ETF 시장에서는 조정 국면에 대한 경계심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에서는 중앙은행과 주요국 정책, 제재 이슈가 금 시장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중국인민은행과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난 10여년간 금 보유를 꾸준히 늘려온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 해외 자산 동결과 같은 제재 사례가 신흥국의 금 비축 확대 논의를 자극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브릭스 국가들의 탈달러화 움직임과 교역·결제 다변화 시도, 미국의 제재와 자산 동결 조치 등도 함께 거론되며 각국 중앙은행이 외환보유 구조를 점검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논의는 금을 준비자산으로 보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격 형성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물 가격과 ETF 가격 흐름을 비교하면, 실물 시장과 금융시장 반응에 온도차도 드러난다. 중앙은행과 일부 국가 차원의 금 매입 확대는 장기적인 수급 구조에 영향을 주는 요인인 반면, GLD·SLV와 같은 ETF는 단기 차익 실현, 포트폴리오 조정 등 금융 투자자의 매매 판단이 신속히 반영된다. 이 때문에 최근처럼 현물 가격이 고점 부근에서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는 때에는 ETF 쪽에서 상대적으로 민감한 조정 신호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현재 금 가격은 5000달러 초반대에서, 은 가격은 80달러 초반대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흐름이다. 2월 말까지 이어진 강한 상승 뒤 차익 실현성 매물이 출회된 이후, 안전자산 선호와 경기·산업 수요 전망이 교차하며 뚜렷한 추세가 아닌 혼조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ETF 시장에서도 매수·매도 세력이 엇갈리며 뚜렷한 자금 유입이나 이탈로 단정하기 어려운, 관망 심리가 섞인 가격 움직임이 나타난다.

정책·제재·지정학 리스크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방어적 심리를 자극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미국의 제재와 해외 자산 동결 사례, 보호무역·관세 정책 논의, 브릭스 국가들의 결제 통화 다변화 시도 등은 직접적인 충격이 아닌 논의·조정 단계 이슈로서, 시장에서는 중장기적 통화체제 변화 가능성과 함께 금 보유 확대 움직임의 배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은의 경우 이러한 매크로 변수에 더해 산업 수요와 관련된 경기 불확실성이 겹치며,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금과 은은 달러 가치, 미국 금리 수준, 각국 통화정책, 전쟁·제재와 같은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단기적으로는 이들 요인의 변화와 금융시장 심리 변화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향후에도 일정 수준의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일반적인 유의사항으로 지적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