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이 16일 새벽(한국시간) 온스당 5025.1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전장 대비 소폭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직전 거래일인 13일 종가 5019.83달러와 비교하면 보합권이지만, 지난주 중반 5200달러 안팎까지 올랐던 고점에서는 다소 내려온 수준이다.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81.39달러로, 13일 80.60달러보다 소폭 오른 가운데 지난주 초 88달러 선에서 이어진 조정 흐름 이후 진정된 모습이다.
이날 금과 은은 방향성 측면에서 대체로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일주일 흐름만 놓고 보면 되돌림 폭과 속도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금은 안전자산 성격이 강한 만큼 지정학적 긴장과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해 5200달러대에서 점진적으로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은은 산업 수요 비중이 크고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커 90달러선 근처까지 올랐다가 80달러 초반까지 조정받은 뒤, 현재는 산업 수요와 투자 수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는 13일(현지시간) 460.84달러에 마감해 일주일 전 6일 종가 473.51달러에서 완만한 약세를 이어갔다. 10일 477.86달러까지 반등했다가 주 후반 460달러 초반대로 내려앉는 과정에서 거래량은 중후반에 다소 늘어나는 모습이다.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는 같은 기간 75달러대 후반에서 80달러를 웃돌았다가 13일 72.69달러에 마감해 조정 폭이 GLD보다 크게 나타났다. ETF 가격 흐름에는 단기 차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조정 등 투자 심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러시아·중국·인도를 중심으로 한 중앙은행과 국가 차원의 귀금속 축적 전략, 그리고 이를 둘러싼 미국의 제재·관세 압박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 정부가 향후 3년간 금과 은을 포함한 귀금속 보유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의 꾸준한 금 매수와 중국의 러시아산 귀금속 수입 급증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 거래를 둘러싸고 중국·인도, 나아가 EU에 대한 고관세 압박에 나선 점,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난항, 러시아와 중국·인도의 정치·경제 협력 강화 움직임 등 지정학·정책 리스크는 금·은 가격 형성의 배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물 시장과 ETF 시장의 흐름을 종합하면, 실물 가격은 역사적 고점권에서 비교적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ETF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양상이다. 실물 가격은 중앙은행 매수와 장기 수요 기대가 완충 역할을 하는 반면, ETF는 단기 금리와 증시 흐름, 환율 등 금융 변수 변화에 따라 매매가 빠르게 오가는 구조라는 점에서 반응 차이가 나타난다. 다만 양 시장 모두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중앙은행의 금·은 보유 확대 논의와 BRICS 국가들의 달러 의존도 축소 전략이 투자 판단의 참고 변수로 함께 언급되고 있다.
현재 금 가격은 연초 이후 상승분을 상당 부분 유지한 채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어, 지정학적 위험과 통화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방어적 성격의 자산 선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은 가격 역시 올해 들어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률을 보인 뒤 조정 과정을 밟고 있어, 산업 수요와 투자 수요가 맞물린 특유의 변동성이 재차 확인되는 분위기이다. ETF 시장에서는 최근 며칠간 GLD와 SLV 모두 매물 부담이 부각된 모습이지만, 전반적으로는 고점권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관망 심리가 짙게 나타난다.
BRICS 국가들의 금·은 축적 확대 논의와 미국의 관세·제재 카드가 맞물린 구도는 달러 체제와 원자재 시장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로 함께 거론된다.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 구성에서 금 비중을 조정하려는 움직임, 러시아 내 민간의 금 매수 확대, 녹색에너지·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한 은 수요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은 시장은 방어적 요소와 경기 민감 요소가 공존하는 혼조 국면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금과 은은 금리와 환율, 각국 통화정책, 전쟁과 제재를 포함한 정치·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 중앙은행 매수, 산업 수요, ETF 자금 흐름 등 구조적 요인과 별개로, 돌발적인 정책 발표나 지정학 뉴스에 따라 단기간 방향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일반적인 유의사항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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