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신용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은행권이 다시 대출 시장 주도권을 되찾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7일 CNBC에 따르면 사모신용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월가 은행들이 기업대출 시장 점유율을 되찾을 기회를 맞고 있다. 무디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금리 하락과 규제 완화, 사모신용의 공격적 대출 후유증이 맞물리며 은행들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적기”라고 밝혔다.
지난 10여 년간 사모신용은 레버리지드 바이아웃 자금 조달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은행의 역할을 대체해 왔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2023년 은행 위기 이후 은행들이 위험 자산 대출을 축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들은 더 빠른 집행과 유연한 조건을 제공하는 직접 대출 시장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피치북에 따르면 10억 달러 이상 규모 바이아웃 금융에서 은행 비중은 2023년 39%까지 하락했다가 2025년에는 50%를 웃도는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는 시장 주도권이 다시 은행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모신용 시장은 구조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차입 기업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부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유동성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잔디는 “지정학적 긴장, 높은 차입 비용, 산업 구조적 압박 등으로 향후 몇 달간 신용 문제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 환경 역시 은행에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뉴버거버먼 최고투자책임자 섀넌 사코시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대 속에서 바젤3 최종안 적용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기업 대출을 다시 은행으로 유도하려는 정책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바젤3 최종안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로, 은행이 고위험 대출에 대해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해 왔다. 이로 인해 은행 대출 경쟁력이 약화되며 사모신용이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최근 대형 거래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렉트로닉아츠와 실드에어 관련 수십억 달러 규모 레버리지드 대출에서 은행들이 적극 참여하며 대형 딜 수행 능력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
다만 사모신용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블랙스톤과 아레스 등은 약 50억 달러 규모 인수 금융을 제공하며 대형 거래에서도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단일 금리로 다양한 채무를 묶는 유니트랜치 대출 등 유연한 구조는 여전히 강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올해는 금리와 무역 정책,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체 거래 자체가 감소하면서 은행과 사모신용 모두 자금 수요가 둔화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은행이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출 금리 경쟁력 개선과 바이아웃 시장 회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시장은 은행과 사모신용 간 경쟁 구도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존스홉킨스대 제프리 후크 교수는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이 점유율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며 “양측 간 경쟁은 이제 막 본격화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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