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안 열어도 전쟁 끝낸다…이란전 목표 수정

| 박현우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과의 논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상당 부분 봉쇄된 상태로 남더라도 대이란 군사 작전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행정부는 해협을 군사적으로 강제 개방할 경우 분쟁이 당초 설정한 4~6주 일정 이상으로 장기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란 해군력과 미사일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현재의 교전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협 재개방은 외교적 압박과 동맹국 협력을 통해 해결을 시도하고, 필요할 경우 유럽 및 걸프 국가들이 주도하도록 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이란의 기뢰 설치와 상선 위협 이후 통항량은 급감했고,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한 상태다. 해협이 부분 봉쇄된 채 유지될 경우 에너지 공급 충격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전략 전환은 현재 진행 중인 간접 협상과 맞물려 있다. 미국은 파키스탄과 튀르키예를 통해 이란 측과 메시지를 교환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등이 접촉 창구로 거론된다.

그러나 미 정부와 중동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이 최종 합의를 승인하거나 이행할 권한을 갖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과정에서 이란 권력 핵심부가 상당 부분 타격을 입은 이후, 실제 의사결정 구조가 불투명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위 안보 인사 알리 라리자니가 공습으로 사망한 이후 권력 공백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공개 활동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란 권력 구조가 “매우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

이란은 미국이 제시한 15개 항 평화안을 “비현실적이고 과도하다”고 공개 비판했지만, 백악관은 비공개 채널에서는 보다 유연한 태도가 감지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과거 외교 접촉 이후 공습이 단행된 전례로 인해 이란 내부에는 미국의 협상 의지를 의심하는 기류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파키스탄은 이번 분쟁에서 중재자로 부상했다. 이란과 900km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미국과도 군사·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분쟁 장기화는 파키스탄 경제에도 직접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면적 합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해협의 안전 항행 보장과 같은 제한적 신뢰 구축 조치가 전체 평화 협상과 별도로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구상은 군사적 목표를 일정 수준 달성한 뒤 전쟁을 관리 가능한 선에서 종료하고, 해협 문제는 외교와 동맹 틀로 넘기는 접근에 가깝다. 다만 협상 상대의 실질적 권한과 이란의 전략적 계산이 확인되지 않는 한, 해상 통제와 전쟁 종결을 분리하는 구상이 현실화될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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