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은 가격이 동시에 사상 최고 수준을 다시 쓰며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런던 현물시장에서 금(XAU)은 온스당 4,678달러, 은(XAG)은 온스당 73.1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변동 구간이 제시되지 않았으나, 통상적인 장중 등락을 거친 뒤 고점 부근에서 마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과 은 모두 이전 고점을 상향 돌파한 수준으로, 달러 약세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금과 은은 동반 상승세를 보였지만 가격 형성 배경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금은 위기 상황에서 가치 보존 수단으로 인식되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정치·외교 갈등 심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될 때 매수 수요가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산업용 소재 비중이 커 경기·제조업 사이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번 국면에서는 안전자산 선호와 함께 산업용 수요 기대까지 겹치면서 금보다 높은 변동성을 동반한 가격 강세를 보여온 것으로 시장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금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GLD)와 은 ETF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SLV)의 일중 시가·고가·저가·종가 자료는 제시되지 않았으나, 현물 가격의 사상 최고 수준 경신을 감안하면 두 ETF 또한 순자산가치(NAV)에 연동해 강세 흐름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투자자들은 ETF를 통해 실물 인도 없이 금·은 가격 움직임에 접근하기 때문에, ETF 가격에는 안전자산 선호와 위험회피 심리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의 가격대는 이 같은 심리가 상당 부분 누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지정학 리스크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이번 상승 국면의 핵심 배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를 언급하며 유럽 국가들을 향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발언은 미국·EU 간 무역 갈등 재점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봉쇄 조치, 이란 내 유혈 시위와 중동 긴장 고조 등이 겹치면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선제공격 이후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은 전형적인 지정학적 충격 요인으로 작용해, 한때 금 가격이 전쟁 발발 직후 급격히 뛰었다가 이후 전쟁 전 수준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금·은 가격 형성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형사 기소 가능성을 거론한 대목은 통화정책 운영의 예측 가능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 비축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띄는 흐름으로 지목된다. 각국 통화 가치 변동과 달러 의존도에 대한 불안이 중앙은행의 금 매수세 확대와 연결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움직임은 실물 금 수요를 통해 현물 가격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금 관련 ETF에 대한 투자 심리에 간접적인 신호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현물 시장과 ETF 시장은 같은 방향성을 보이면서도 속도와 강도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실물 금·은은 공급 구조와 실수요, 중앙은행 수급 등 구조적 요인이 가격에 천천히 반영되는 반면, GLD·SLV 등 ETF는 주식시장 내 매수·매도 주문을 통해 단기적인 심리 변화가 곧바로 가격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현물 가격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도 ETF 시장에서는 차익 실현과 추가 매수세가 교차하며 하루 중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확대되는 장면이 자주 나타난다.
현재 금·은 가격 흐름은 전반적으로 방어적 성격의 자금 이동과 지정학 리스크를 의식한 포트폴리오 조정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무역 갈등 재부상 우려, 중동 지역 긴장, 베네수엘라 제재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들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를 오가는 자금 흐름이 빈번해진 상태이다. 특히 금의 사상 최고 수준 돌파는 장기간 누적된 안전자산 선호와 중앙은행 매수세가 시장 가격에 축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은 가격 역시 높은 수준에 올라선 가운데, 산업용 수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위험자산·안전자산 양면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와 제조업 수요에 대한 전망이 수시로 변하면서 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관망 심리와 단기 대응이 공존하는 혼조 국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금·은 모두 절대 가격 수준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만큼, 작은 뉴스에도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과 은은 금리, 환율, 정치·지정학 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 자산으로, 단기적으로는 예상치 못한 가격 변동이 나타날 수 있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특히 미 연준의 정책 방향, 달러 가치, 주요 지역의 군사·외교 상황 변화가 겹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장면이 반복돼 왔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단기 가격 움직임이 일반적인 범위를 넘는 등락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는 시점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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