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상장폐지 기준 강화에 맞춰 부실기업의 불법 버티기 시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상장 유지가 어려워진 기업들이 주가를 억지로 끌어올리거나 재무 상태를 꾸며 퇴출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늘 수 있다고 보고, 조사·공시·회계 부서를 한데 묶어 대응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2026년 4월 19일 이 같은 방침을 내놓고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불법행위를 엄정하게 다루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이런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상장사 질을 높이려는 제도 변화가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는 실적이 부진하고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한계기업이 오래 남아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를 제때 걸러내야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기업 가치가 해외보다 낮게 평가되는 현상)를 완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이후에는 시가총액 기준이 높아지고,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 요건도 새로 도입된다.
금감원은 기준이 엄격해질수록 일부 기업이 정상적인 경영 개선보다 편법에 기대려 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A사 대표는 재무구조 악화로 외부 투자자를 끌어오지 못하자 애초 공시한 유상증자를 형식적으로 맞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피했다. 지인을 유상증자에 참여시킨 뒤 회사에서 빼돌린 자금을 넣는 방식으로 자본이 늘어난 것처럼 꾸민 것이다. B사는 매출액이 기준에 못 미쳐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처지에 놓이자, 실물 거래 없이 특수관계자에게 제품을 판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매출을 부풀린 것으로 파악됐다.
주가와 거래량을 인위적으로 건드리는 행위도 주요 감시 대상이다. C사는 거래량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과 상장폐지 위험이 커지자, 일반투자자가 증권사에 담보로 맡긴 주식의 반대매매를 막고 자신들이 가진 주식을 비싸게 팔기 위해 본인과 가족 명의 계좌를 동원해 단기 시세조종을 한 사례로 제시됐다. 이는 겉으로는 시장 거래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투자 판단을 왜곡하고 일반 투자자에게 손실을 떠넘길 수 있는 전형적인 불공정거래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앞으로 상장폐지 고위험군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혐의가 포착되면 곧바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공시 심사 문턱도 높이고, 회계감리 심사 대상으로 삼는 부실 징후 회사 규모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단순한 사후 적발을 넘어 부실기업의 시장 잔류를 어렵게 만들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상장사 전반의 회계 투명성과 공시 책임을 더 무겁게 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시장에서는 부실기업 퇴출 속도와 함께 투자자 보호 장치가 얼마나 촘촘하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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