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망공시 감소, 투자자 정보 부족 우려 커져

| 토큰포스트

국내 증시에서 기업이 앞으로의 실적이나 사업 계획을 미리 알리는 전망공시가 지난 20년 동안 크게 줄어들면서, 투자자가 참고할 수 있는 선행 정보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5년 유가증권시장의 전망공시는 78건, 코스닥시장은 45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과 비교하면 유가증권시장은 189건에서 58% 줄었고, 코스닥시장은 285건에서 84% 감소했다. 전망공시는 기업이 향후 매출, 영업이익, 투자 계획 같은 예상치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인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의 방향성과 경영진의 판단을 미리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

이하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2002년 공정공시 제도가 도입되면서 전망공시의 제도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이후 자본시장법과 한국거래소 공시 규정 등 규제 환경이 바뀌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정보를 내놓을 유인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다를 경우 법적 책임이나 시장의 비판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차라리 말을 아끼는 쪽을 택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전망공시가 주가 형성과 투자 판단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본시장의 정보 효율성 측면에서 그 활용도가 작지 않다고 짚었다.

해외 시장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분명하다. 미국은 상장사의 약 40%가 정기적으로 실적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데, 증권소송개혁법(PSLRA)의 면책 조항이 경영진의 법적 부담을 덜어 공시를 활성화한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도 도쿄증권거래소가 상장 규정을 통해 연간 전망공시를 요구하고 있어 프라임 시장 상장사 대부분이 이를 제공한다. 반면 국내 기업은 미국보다 스톡옵션이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처럼 주가와 연동된 보상 비중이 낮아, 경영진이 시장 기대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거나 투자자와 소통할 동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원은 전망공시를 늘리기 위한 현실적 보완책으로, 공시에 예측 정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산출 근거를 함께 제시하며 실제 성과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의 문구를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동시에 경영진이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전망공시를 했을 경우에는 법적 책임을 일정 부분 제한할 수 있도록 면책 요건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정공시 기준을 더 분명히 하고, 숫자 중심의 단일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공시 방식을 허용하는 것도 과제로 제시됐다. 다만 이런 완화 조치가 허위·과장 공시를 방치하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되며, 실효성 있는 제재 장치와 함께 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결국 전망공시를 늘리는 문제는 기업에 더 많은 발언 기회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자에게 예측 가능한 정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제도 개선과 경영진 보상 체계 개편이 함께 이뤄질 경우 점진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 신뢰를 해치지 않는 정교한 규율 장치가 뒷받침돼야 실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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