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이 2031년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63.1%로 내다본 데 대해, 이런 수치는 실제보다 높게 제시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재정의 건전성과 성장의 균형을 함께 갖추는 운용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의 부채비율은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부채 비율은 한 나라의 경제 규모와 비교해 빚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절대 규모만 보는 것보다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를 함께 따지는 데 쓰인다. 그는 국제기구의 전망은 당시의 경기 여건, 세수 흐름, 정부 대응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2021년 코로나19 시기에 IMF가 2024년 한국의 부채비율을 61.5%로 예상했지만 실제 수치는 49.7%였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최근 IMF가 4월호 재정모니터에서 한국과 벨기에를 부채 비율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로 분류한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증가 속도를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 장관은 올해 예산안에서 27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내년도 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처음으로 의무지출 구조조정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의무지출은 법률이나 제도에 따라 자동으로 나가는 예산이어서 손대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히는데, 이 부분까지 조정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은 재정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정부는 재정을 단순히 줄이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는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재정 운용에는 시기가 중요하다며, 필요한 때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대응해야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불안 없이 한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데, 이 수치가 낮아지면 세수 기반도 약해지고 부채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 그는 스웨덴과 네덜란드처럼 성장률을 높여 국내총생산을 키우고, 그 결과 부채비율을 낮춘 사례를 언급하며 재정 투자가 성장과 세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과세수 활용과 관련해서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여부를 지금 단계에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세계잉여금이 생기면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적자금 상환이나 국채 상환 등에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수가 예상보다 더 걷히더라도 곧바로 추가 지출로 이어지기보다는 국가 채무 관리에 우선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기본축으로 삼되, 성장 여력을 높일 분야에는 선택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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