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전쟁 장기화로 자금 압박을 받는 국내 해운사를 위해 무담보 신용보증과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확대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8일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피해를 본 우리 해운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성 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와 물자가 오가는 핵심 해상 통로인데, 이 구간이 막히면서 국내 선박 26척이 해협 내에 고립된 상태다. 선사들은 선박 운항이 지연되는 가운데 보험료 할증, 유류비 상승, 선원 위험수당 인상까지 겹치며 경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문제는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운임이 오르자 일부 화주가 선적을 포기하면서 해운사의 영업 여건도 함께 악화하고 있다. 배를 띄워도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당장 필요한 운전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졌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런 충격이 개별 기업을 넘어 수출입 물류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고 보고 선제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담보 없이 자금을 빌릴 수 있도록 돕는 무담보 신용보증 제도의 신설이다. 해양수산부 장관 승인 절차를 거쳐 새로 도입되는 이 제도를 이용하면 선사는 별도 담보 제공 부담 없이 단기 운영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지원 한도는 선사당 최대 25억원이며, 보증 대상은 1년 이내 단기 대출이다. 다만 경영 사정이 계속 어려울 경우 최대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기존 긴급경영안정자금도 더 빨리,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손질했다. 지원까지 걸리는 기간은 최대 3주 줄였고, 각종 수수료 부담도 낮췄다. 이 자금의 지원 한도는 선사당 최대 30억원이며, 만기는 1년이고 1년에 한해 연장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해양수산부는 만기가 돌아온 기존 금융상품의 원리금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 선박담보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담보가치 대비 대출 가능 비율)도 기존 60∼80%에서 70∼90%로 한시 상향하기로 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28일부터 누리집에서 세부 내용을 안내하고 신청을 받는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해운사의 단기 자금난을 막고 수출입 물류망의 급격한 흔들림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한다. 해운업은 에너지 수송과 수출입 운송을 떠받치는 기간산업이어서, 중동 리스크가 길어질수록 금융 지원의 속도와 범위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동 정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융 보완책이나 물류 안정 대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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