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동결에도 매파 신호…중동 긴장 속 경제 불확실성 증대

| 토큰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월 29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묶었지만, 향후 금리 인하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나온 만큼 이번 결정은 겉으로는 동결이지만 내용상으로는 매파적 성격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동결 자체는 시장이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 미·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뛰고 향후 물가와 성장 흐름을 가늠하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연준이 섣불리 방향을 바꾸기보다는 일단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로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에 글로벌 에너지 가격 오름세가 일부 반영됐다고 설명하면서도, 중동 정세가 미국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시 말해 물가 부담은 남아 있는데 경기 하방 위험도 함께 커져, 통화정책 판단이 한층 복잡해진 것이다.

경제 지표도 이런 엇갈린 환경을 보여준다. 전쟁 이후 상황이 반영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휘발유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월보다 0.9% 올라 2022년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0.2% 오르는 데 그쳐, 일시적인 에너지 충격과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행과 무역 흐름이 정상화되면 에너지 가격 충격의 물가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반면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금리 인하를 가로막고, 고용시장 둔화 우려는 금리 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상반된 힘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의에서 특히 눈에 띈 대목은 위원 간 시각차가 더 분명해졌다는 점이다.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의 위원은 금리 동결에는 동의했지만, 정책결정문에 완화 편향, 즉 앞으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방향성을 담는 문구에 반대했다. 이는 연준 내부에서 아직 금리 인하를 논할 만큼 물가 안정에 확신이 생기지 않았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제이피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올해 남은 기간 동결을 예상하고, 다음 정책 변화조차 인하가 아니라 2027년 3분기 0.25%포인트 인상일 수 있다고 본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연준 지도부 교체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정책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미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날 케빈 워시 연준 의장 후보자 인준안을 의결했고, 상원 본회의 표결을 거쳐 5월 15일 제롬 파월 의장 임기 종료 뒤 취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이 의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연준 이사직은 2028년 1월까지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워시 후보자는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직접 보조를 맞추겠다는 신호는 주지 않으면서도,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새 의장 취임, 기존 의장의 이사직 잔류, 위원들 사이의 노선 차이가 한꺼번에 맞물리면 연준의 향후 신호는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의 물가가 에너지 충격을 얼마나 빨리 흡수하느냐, 그리고 새 연준 지도부가 시장에 어떤 정책 우선순위를 제시하느냐에 따라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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