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가계대출도 반년 만에 가장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 거래가 되살아난 데다 입주 시점에 실행되는 집단대출까지 다시 늘어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팽창하는 흐름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4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2조2천4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 말보다 1조9천104억원 늘어난 규모로, 증가 폭만 놓고 보면 2025년 8월 3조7천12억원이 늘어난 뒤 8개월 만에 가장 크다. 올해 들어 흐름은 등락이 엇갈렸다. 1월에는 1조4천836억원 줄었고, 2월에는 5천967억원 늘었다가 3월에는 다시 3천872억원 감소했는데, 4월 들어 증가세가 다시 뚜렷해졌다.
가계대출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3월 말 765조7천290억원에서 4월 말 767조2천960억원으로 1조5천670억원 늘었다. 이는 2025년 10월 2조5천270억원 증가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특히 개인집단대출은 2천201억원 늘어 2024년 9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이나 입주 과정에서 여러 차주가 한꺼번에 받는 대출을 뜻하는데, 통상 분양시장과 입주 물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반면 개인신용대출은 3월 3천475억원 증가에서 4월 3천182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생활자금이나 투자 목적 수요가 다소 잦아든 반면,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 쪽 자금 흐름에서도 온도 차가 나타났다. 개인사업자대출은 4월에 3천622억원 늘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운영자금 수요가 계속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수신 상품에서는 정기예금 잔액이 937조1천834억원으로 한 달 새 2천731억원 줄었고, 정기적금 잔액은 46조5천673억원으로 4천95억원 늘었다.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696조5천524억원으로 3조3천557억원 감소해 석 달 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성 자금 일부가 다른 금융상품이나 대출 상환, 투자처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단순히 대출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자극한다. 주택 거래와 입주가 늘면 실수요 자금이 움직이면서 대출 잔액이 자연스럽게 커질 수 있지만,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경우 금융당국의 관리 강도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주택 거래량, 금리 방향, 신규 입주 물량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당분간 은행권 가계대출 추이가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함께 읽는 핵심 지표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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