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부총재 발언에 채권 금리 급등, 시장 불안 가중

| 토큰포스트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4일 국고채 금리는 만기 전 구간에서 올랐다. 장 초반에는 대외 불안 완화 소식에 금리가 내렸지만, 통화정책 기조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자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0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15%에 거래를 마쳤다. 2년물은 4.4bp 상승한 연 3.519%로 올라 단기물의 반응이 특히 두드러졌고, 5년물은 1.7bp 오른 연 3.797%, 10년물은 0.9bp 오른 연 3.932%를 기록했다. 장기물도 함께 상승해 20년물은 연 3.906%로 3.0bp,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연 3.815%, 연 3.674%로 2.5bp씩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하는데, 이는 시장이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더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금리 흐름이 바뀐 직접적인 계기는 유 부총재의 발언이었다. 유 부총재는 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와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하는 것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인사다. 최근 금통위원급 인사가 공개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어서, 시장은 이를 통화당국의 경계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당초 장 초반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이란이 미국에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외 물가 압력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됐다. 이런 재료는 일반적으로 채권시장에 우호적이다. 하지만 장중 한국은행 쪽 발언이 나오자 시장의 초점은 다시 국내 물가와 기준금리 전망으로 옮겨갔다. 특히 어린이날 연휴 직후인 6일 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불안까지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금리 하락에 따라 내림세로 출발했던 국내 금리가 결국 단기물 중심의 상승으로 마감한 것은 이런 정책 신호의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3년 국채선물을 1천217계약, 10년 국채선물을 6천396계약 순매수했다. 각각 지난달 21일 이후 8거래일 만의 순매수 전환이다. 시장에서는 이 매수세가 금리 상승 폭을 일부 제한한 요인으로 평가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과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가 더 강하게 작용한 하루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물가 상승률, 환율, 국제유가, 한국은행 인사들의 발언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특히 단기 채권금리는 기준금리 전망 변화에 더 민감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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