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8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군사적 긴장 재확산 영향으로 다시 상승했다. 최근에는 경기 둔화 우려와 차익 실현 매물로 유가가 약세를 보여왔지만,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에서 미국과 이란의 충돌 위험이 다시 부각되면서 시장 심리가 빠르게 흔들린 것이다.
이날 아이시이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1.29달러로 전장보다 1.23%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95.42달러로 0.64% 상승했다. 다만 한 주 전체로 보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는 각각 6.36%, 6.40% 하락해, 이날 반등이 최근 약세 흐름을 완전히 되돌린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유가가 반등한 직접적인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이어진 미군과 이란군의 무력 공방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8일 미국의 해상 봉쇄를 뚫고 오만만의 이란 항구로 향하던 이란 유조선 2척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에는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미국 구축함 3척을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했고, 미군은 자위권 차원의 대응이라며 이란 군 시설을 타격했다. 공식적으로는 휴전 체제가 유지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중소 규모 충돌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휴전 붕괴 가능성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핵심 통로로 꼽혀, 이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실제 공급 차질이 없더라도 가격이 먼저 출렁이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 역시 수급 지표 자체보다 심리적 불안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여전히 뉴스 헤드라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걸프만 내 선박 운항은 대체로 예상 범위 안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구조적 해결책보다 단기 변수에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현재 유가 흐름은 실제 원유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느냐, 아니면 긴장만 이어진 채 운송이 유지되느냐에 따라 크게 갈릴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군사 충돌 관련 소식이 나올 때마다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크고, 중동 정세가 추가로 악화하면 에너지 가격 불안이 다시 세계 금융시장과 물가 전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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