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잇돌대출 취급 문호를 카드사와 캐피탈사까지 넓히면서, 중신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책성 중금리 대출 상품이 올해 하반기 여신전문금융업권에서도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은행이나 저축은행에 비해 카드사 이용 빈도가 높은 차주가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실제 금융 소비자가 체감하는 대출 접근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10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사잇돌대출 출시를 위한 실무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27일 사잇돌대출 취급기관을 기존의 은행·상호금융·저축은행에서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로 확대했다. 사잇돌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바탕으로 중신용자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상품으로,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중신용자가 자주 접하는 금융 채널을 통해 대출 기회를 넓히겠다는 데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오랜 기간 축적한 고객 이용 정보와 자체 신용평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금융당국은 이들 업권이 중신용자 금융 공급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민간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도 내놨다.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총자산 대비 대출자산 비중을 계산할 때 중금리대출1에 대해 기존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중금리대출 공급 여력을 넓혀주기로 한 것이다. 이는 규제 부담을 다소 덜어 정책 목표에 맞는 대출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업계 분위기는 기대와 부담이 엇갈린다. 사잇돌대출은 보증이 붙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민간 중금리대출은 금융회사가 차주의 상환 능력을 자체 평가해 대출해야 하는 만큼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따져야 한다. 최근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 기반이 약해진 데다, 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까지 늘어나 경영 여건이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금리대출을 크게 늘리면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공적 성격이 강한 사잇돌대출은 검토할 만하지만, 민간 중금리대출 확대는 업권 사정과 위험 수준을 더 면밀히 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향후 실제 출시 시기와 상품 구조는 금융당국의 세부 가이드라인에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당국은 앞서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순차적으로 구체화하겠다고 밝혔고, 업계도 구체 기준이 나오면 본격적인 사업성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조치는 중신용자 금융 접근성을 넓히는 방향으로 의미가 있지만,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어느 정도 속도와 규모로 참여할지는 수익성, 조달 환경, 부실 위험 관리가 맞물리면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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