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2026년 1분기 영업이익 735억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중동 지역 불안으로 원재료 수급이 흔들린 상황에서도 원료 조달과 공장 가동을 탄력적으로 조정한 데다, 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더해지면서 실적이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11일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이 4조9천9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고, 순이익도 33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납사와 폴리머 제품 가격 상승으로 재고자산 평가손익 환입이 약 500억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초소재 부문에서는 약 2천500억원 이상의 긍정적인 래깅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래깅효과는 비싼 원재료 가격이 즉시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구조에서 생기는 손익 변화를 뜻한다.
이번 실적 개선은 단순한 판매 증가보다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석유화학 업계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겹치며 수익성 압박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납사 부족으로 기초 원료뿐 아니라 이를 가공하는 다운스트림 제품 공급도 함께 줄어들면서, 시장에서는 오히려 제품 가격과 마진이 방어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롯데케미칼도 이런 환경에서 생산 운영을 최적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입장이다.
다만 2분기에는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과 함께 부담 요인도 동시에 존재한다. 단기적으로는 타이트한 수급, 즉 시장 내 공급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제품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난 2월 중동 전쟁 발발 직후 급등한 가격에 들여온 납사가 2분기 생산 공정에 본격 투입되면 원가 부담이 커지는 부정적 래깅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회사도 현재 재고 수준이 낮아지고 있어 이달 이후 중동발 납사 수급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으면 공급 부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구조 재편도 실적의 중요한 변수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을 다음 달 초 물적분할한 뒤 9월 HD현대케미칼과의 통합법인 출범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수공장도 지난 3월 사업재편 계획서 제출 이후 파트너사와 협력해 구조 조정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재편이 마무리되면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시설 2기 가운데 1기, 여수공장 4기 가운데 2기를 우선 가동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공급 과잉이 심한 석유화학 업황에서 생산능력을 줄여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 실적보다도 업황 회복 시점까지 비용을 줄이고 공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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