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4월 소비자물가 예상외 하락, 금리 인상 불확실성 증가

| 토큰포스트

영국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낮아지면서, 그동안 이어졌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도 빠르게 약해졌다. 중동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도 전체 물가 흐름은 한층 진정된 모습이어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20일(현지시간)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3월의 3.3%보다 낮고, 잉글랜드은행과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3.0%도 밑도는 수치다. 4월 상승률은 2025년 3월의 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잉글랜드은행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가늠할 때 중요하게 보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3.2%로, 전월 4.5%에서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수치는 2022년 1월 이후 가장 낮다.

겉으로 보면 에너지 가격 충격이 여전히 강하다. 자동차 연료 가격은 4월에 23% 뛰어 3월의 12%에 이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이란 전쟁 등 중동 지역 긴장이 원유 시장을 자극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영국 내 가계가 실제로 부담하는 전기·가스 요금이 내려가면서 이런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 에너지 규제 기관 오프젬이 4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 에너지 가격 상한제와, 정부가 가계 에너지 비용을 낮추기 위해 시행한 친환경세 면세 조치가 전체 물가를 누르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에서 반영한 6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지난주만 해도 50% 수준이었지만, 이날 물가 지표 발표 직후에는 20% 아래로 떨어졌다. 금리 변화에 민감한 영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41%로 전장보다 0.1%포인트 내렸고, 10년물 금리도 5.06%로 0.07%포인트 하락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는 시장이 긴축 강도가 약해질 가능성을 더 크게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둔화가 곧바로 장기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시차를 두고 다시 물가에 반영될 수 있고, 국제 유가 움직임도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애나 리치 영국경영자협회(Io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개선이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봤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전기·가스 요금 안정이 계속될지, 그리고 연료비 상승이 다른 서비스와 생활물가로 번질지를 지켜보는 데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결정뿐 아니라 영국 가계의 소비 여력과 경기 회복 속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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