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총재, 강한 성장세 속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 토큰포스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일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조정에 제약이 크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경기와 금융 지표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지난 5월 28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시사한 발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신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비오케이 국제 콘퍼런스’ 정책 대담에서 한국의 성장 흐름에 특히 무게를 실었다. 그는 한국의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실질 국내총소득이 12.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총생산은 나라 안에서 생산된 부가가치의 규모를 뜻하고, 국내총소득은 실제로 국내 경제주체가 벌어들인 소득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통 국제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수입 부담이 커져 교역 조건이 나빠지고, 그 결과 국내총소득 증가세가 국내총생산보다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에너지 가격 상승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하면서 한국의 소득 여건을 떠받쳤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이런 배경 아래 신 총재는 한국 경제의 산출 갭이 플러스로 전환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산출 갭은 실제 국내총생산과 잠재 국내총생산의 차이를 말하는데, 플러스라는 것은 경제가 잠재력 이상으로 돌아가며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상태에 가깝다는 의미다. 그는 주택 가격, 가계부채, 환율 등 주요 변수도 비슷한 방향을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경기가 강하고 자산시장과 금융여건이 동시에 물가 압력을 뒷받침하는 국면에서는, 중앙은행이 성장 둔화를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고 물가 안정에 더 집중할 여지가 커진다. 신 총재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적다”고 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는 앞으로 반도체 수출과 실적이 매우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명목 국내총생산 성장률 상승이 가계부채와 공공부채의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 함께한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는 유럽의 상황은 한국과 다소 다르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처럼 에너지발 물가 충격이 일괄적으로 번지는 국면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대신 최근에는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세계적 수요 증가가 새로운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 지역에서는 앞으로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다소 둔화하고, 상품 부문 물가 상승 압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미리 방향을 정해두기보다, 통화정책 회의 때마다 새로 들어오는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사전 약속보다 데이터 중심 대응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슈나벨 이사는 기조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 문제도 함께 짚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인데, 지급결제의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 반면 통화 질서와 결제 시스템의 기본 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각국 중앙은행이 예민하게 보는 분야다. 그는 효율성의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자체보다 기반 기술에 있다며, 중앙은행은 기술 혁신을 따라가면서도 민간 혁신이 제도권 안에서 작동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화 예금 같은 새로운 형태의 민간 화폐가 법정화폐와 경쟁적으로 충돌하기보다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하도록 유도하고, 최종 결제 자산으로서 법정화폐의 중심 역할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들은 결국 한국은행과 유럽중앙은행 모두 물가와 금융안정, 그리고 디지털 화폐 질서라는 세 가지 축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에서는 금리 경로에 대한 경계감을, 국제적으로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결제 질서 설계 논의를 더욱 키울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많이 본 기사

지금 꼭 알아야 할 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