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주택 건설업체 테일러 모리슨을 약 68억달러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하면서, 새 경영진 체제의 첫 대형 승부수가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로 해석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달 3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테일러 모리슨을 주당 72.50달러에 사들일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29일 종가에 24%의 웃돈을 얹은 가격이다. 전체 인수 금액은 약 68억달러, 한화로는 약 10조3천억원 수준이며 거래는 2026년 하반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번 인수는 워런 버핏의 뒤를 이어 버크셔를 이끄는 그레그 에이블 최고경영자가 취임한 뒤 처음 추진하는 대규모 거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미국 주택경기 둔화 우려와는 다른 방향의 판단을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모기지 금리가 2025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르면서 주택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 여파로 주택 건설업체들의 주가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버크셔가 현금을 들여 주택 건설·개발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기로 한 것은 단기적인 금리 부담보다 중장기적인 주택 수요와 사업 확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읽힌다.
특히 에이블 최고경영자가 주택 건축 사업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눈에 띈다. 버크셔는 그동안 인수한 회사를 각자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두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에는 사업 간 연계와 규모의 경제를 강조한 셈이다. 허드슨 밸류 파트너스의 크리스토퍼 데이비스 파트너도 이런 구상이 버크셔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며, 투자자들이 변화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가 10.7% 오른 반면 버크셔 주가는 5.6% 하락해 있어,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주가 흐름을 되돌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테일러 모리슨은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 개발사이자 주택 건설사로, 단순 시공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소유권 이전, 에스크로(부동산 거래 대금을 제3자가 맡아 안전하게 정산하는 제도), 보험 등 주택 거래 전반에 걸친 금융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본사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있으며 미국 12개 주에서 350개가 넘는 커뮤니티 주택 단지를 운영 중이다. 인수 이후에도 셰릴 파머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기존 경영진이 회사를 계속 이끌 예정이어서, 경영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버크셔의 자금력과 사업 네트워크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재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금리 부담 속에서도 대형 자본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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