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 '에스오엘 AI반도체펀드', 개인 자금 유입으로 기존 ETF 판도 바꾸나

| 토큰포스트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신한자산운용의 ‘에스오엘 에이아이반도체톱2플러스’로 몰리면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중심의 기존 구도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2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는 전체 1천136개 상품 가운데 신한자산운용의 ‘에스오엘 에이아이반도체톱2플러스’였다. 개인 순매수 금액은 2조6천579억원으로, 국내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코덱스 200’의 2조6천394억원을 웃돌았다. 지난 3월 17일 상장한 신상품이 상장 24년에 가까운 대표 지수형 상품과 비슷한 수준의 자금 유입을 기록한 것이다. 이 흐름은 5월에도 이어져 한 달 순매수 1조9천73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5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도 6천664억원이 들어오며 개인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이 상품의 순자산은 6월 2일 기준 5조2천634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같은 쏠림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투자 수요를 정교하게 겨냥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 상품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삼성전기, 에스케이스퀘어 등을 편입해 인공지능 메모리 핵심 수혜 기업과 관련 공급망에 함께 투자하는 구조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인공지능 반도체가 가장 강한 주도 업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보다 핵심 종목 비중이 높은 상품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상장지수펀드는 개별 종목 투자보다 분산 효과가 있으면서도 특정 산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마 선호가 강할 때 자금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이 상품이 대형 운용사가 아니라 중소형 운용사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시장점유율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50개 상품 중에서도 삼성 22개, 미래에셋 19개로 80% 이상을 양분하고 있다. 그런데도 올해 개인 자금이 가장 많이 들어간 상품은 이들 대표 브랜드가 아니었다. 비슷한 성격의 미래에셋자산운용 ‘타이거 반도체톱10’은 올해 개인 순매수 2조141억원에 머물렀다. 삼성자산운용도 기존 ‘코덱스 에이아이반도체’의 이름을 지난 5월 13일 ‘코덱스 에이아이반도체톱2플러스’로 바꾸며 대응에 나섰지만,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는 들지 못했고 5월 순매수도 4천303억원으로 에스오엘 상품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례가 상장지수펀드 시장의 경쟁 방식이 단순한 브랜드 우위에서 상품 기획력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본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주제와 편입 구조를 얼마나 정확히 설계하느냐에 따라 후발 주자도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특정 핵심 종목 조합이나 채권 혼합 구조처럼 투자 목적이 뚜렷한 상품들이 빠르게 자금을 모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과거처럼 운용사 간판만 보기보다, 어떤 자산을 어떤 방식으로 담고 있는지를 더 세밀하게 따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반도체처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에서는 대형사 독주보다 상품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500조원 규모로 커진 만큼, 중소형 운용사라도 시의적절한 전략 상품 하나를 내놓으면 시장 점유율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 못지않게 상품 설계와 테마 선택의 중요성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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