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9일 은행권을 시작으로 증권·보험업계까지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시장 점검과 대응책 논의에 나선다.
최근 외환시장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이란 관련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원화 가치가 빠르게 약해지자 금융당국은 환율 상승이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대응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환율 급등에 따른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업권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 일정을 조율해 왔고, 이날 은행권 논의를 시작으로 증권과 보험 등 주요 업권으로 논의를 넓힐 예정이다.
은행권 간담회에서는 지난 7일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4개 기관장이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내놓은 메시지가 다시 강조될 가능성이 크다. 핵심은 외환시장에서 투기적 수요가 과도한 변동성을 키우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점이다. 당국은 특히 달러 예금 등 환율 상승기에 수요가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상품이 과열되지 않도록 은행권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역외 차액결제 선물환, 이른바 엔디에프 시장에서 형성된 높은 환율 수준이 국내 현물환 시장에 영향을 주는 문제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엔디에프는 실제 달러를 주고받지 않고 차액만 정산하는 선물환 거래로, 해외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가 빠르게 반영돼 국내 환율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증권업계와 보험업계에는 환율 급변기에 커지는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증권업계에는 해외투자 마케팅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도록 자제를 요청하고, 환율 변동 위험이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되고 있는지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의 경우 보험료나 보험금을 달러로 주고받는 달러보험 판매가 급증할 가능성과 함께,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가입이 이뤄지는 불완전판매 위험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보험사들의 신규 해외투자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 필요성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이미 연일 경고성 메시지를 내며 시장 안정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7일에는 4개 기관장이 예정에 없던 긴급 회의를 열어 투기적 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전날 금융위원회도 시중은행과 외은지점 관계자들을 불러 시장 교란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당국은 원화 약세 흐름에 편승한 투기적 조짐이나 시장 교란행위가 확인될 경우 검사와 제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고환율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권 전반의 외화 취급과 판매 관행, 투자 권유 방식까지 폭넓게 점검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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