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22일 달러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출 영향으로 1,537.0원까지 올라서며 10거래일 만에 다시 1,530원대에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 오른 1,537.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은 1,530.9원에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웠고, 장중에는 1,539.8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1,530원 선 위에서 주간 거래 종가를 기록한 것은 지난 6월 8일 1,535.0원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환율 상승은 같은 금액의 달러를 사는 데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졌다는 뜻으로, 원화 가치가 그만큼 약해졌다는 의미다.
배경에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가 자리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이어지면서 달러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고, 그 여파로 아시아 통화 전반이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20% 오른 100.919를 기록했다. 지난 19일에는 101.123까지 올라선 바 있어 최근 달러 강세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점심 무렵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 이행을 위한 고위급 회담을 무사히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외환시장의 달러 매수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엔화 약세도 원화에 부담을 더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0.25% 오른 161.664엔으로, 엔화 가치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0.82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4.43원 올랐다. 원/엔 재정환율은 원화와 엔화의 상대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인데, 일본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 원화도 아시아 통화 묶음 속에서 함께 약세 압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 증시 자금 흐름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2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달러 수요가 늘었고, 이는 원화 약세로 이어졌다. 다만 주식시장은 별개로 움직였다. 코스피는 미국과 이란의 후속 협상 진척 기대 속에 장중 반등에 성공해 0.69% 오른 9,114.55로 마감했고,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가가 올랐는데도 환율이 뛴 것은, 위험 선호 심리보다 달러 강세와 외국인 매도에 따른 외환 수급 변화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은 미국 금리 전망, 중동 정세,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달러 강세가 장기화하면 수입물가와 기업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반대로 수출기업에는 원화 약세가 일부 가격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시장은 당분간 미국 통화정책 신호와 국제 정치 불확실성이 얼마나 완화되느냐에 따라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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