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스페이스엑스 공모주를 자사 상장지수펀드에 담겠다고 알린 뒤 실제로는 해당 물량을 편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자 오인 가능성을 둘러싼 수사와 금융당국 점검이 함께 시작됐다.
22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관련 서류를 바탕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대한 사기죄 혐의 내사에 지난 19일 착수했다. 쟁점은 운용사가 스페이스엑스 공모주 편입 가능성을 앞세워 상품을 홍보한 과정이 투자자에게 실제보다 높게 기대를 심어준 것 아니냐는 점이다. 상장지수펀드는 특정 지수나 자산 흐름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이지만, 어떤 종목을 어떤 방식으로 담는지에 따라 수익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광고 문구의 정확성이 특히 중요하다.
이번 사안의 배경에는 공모주 배정이 최종적으로 무산된 과정이 있다. 애초 스페이스엑스는 이번 매각 대상인 클래스에이 보통주 5억5천555만5천555주 가운데 231만4천815주를 미래에셋증권에 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종 배정 단계에서 인수단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 등에 판매 가능 물량을 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상장 이후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홍보했던 공모주를 결국 펀드에 담지 못하게 됐다.
문제는 상품 홍보 시점과 실제 편입 결과 사이의 간극이 투자자 보호 문제로 번졌다는 데 있다. 공모주는 일반적으로 상장 직후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투자자 관심이 높다. 이런 특성을 강조해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면, 실제 편입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알렸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편입 예정 자산이 외부 배정 절차에 좌우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그럴수록 확정된 사실과 기대 가능한 시나리오를 명확히 구분해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정례간담회에서 투자자 보호와 관련한 재발 방지를 위해 미래에셋증권 검사 결과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중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상대로 현장검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경찰 내사와 별도로 금융당국 검사가 본격화하면, 광고 표현의 적정성은 물론 판매사와 운용사, 주관사 사이의 정보 전달 과정까지 함께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공모주나 비상장 우량기업 관련 상품을 판매할 때 운용업계가 편입 가능성과 리스크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감독 기준이 한층 엄격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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