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의 첫 회사채 발행, 투자자의 신중한 평가 드러나

| 토큰포스트

스페이스엑스가 2026년 6월 24일 첫 회사채 발행에서 대규모 주문을 모으며 외형상 흥행에 성공했지만,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보수적인 가격과 만기 선호로 이 회사의 미래 투자 부담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이날 5년물, 7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의 선순위 무담보채 5종을 통해 총 250억 달러, 한화 약 38조4천억원 규모의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했다. 주문액은 850억∼900억 달러, 약 130조6천억∼138조2천억원에 이르렀다. 절대 규모만 보면 상당한 수요가 붙은 셈이지만, 올해 미국 투자등급 채권 발행시장에서 통상 나타난 평균 청약배율인 4배에는 다소 못 미쳤다. 이번 발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제이피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가 주관했다.

겉으로 드러난 흥행과 달리 세부 내용을 보면 투자자들이 스페이스엑스를 완전히 안심하고 받아들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 수요는 만기가 가장 짧아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단기물에 집중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회사의 장기 성장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먼 미래의 현금흐름과 투자 성과에는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10년물 금리는 같은 등급의 인텔 채권보다 0.5%포인트 높게 정해졌다. 채권 금리가 더 높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추가 위험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는 의미다.

스페이스엑스가 이번에 채권 조달에 나선 배경도 시장의 경계심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조달 자금은 브릿지론(단기 자금 공백을 메우기 위한 임시 대출) 상환과 인공지능 사업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이 회사의 인공지능 확장에는 데이터센터, 컴퓨팅 하드웨어, 전력 인프라 구축 등 막대한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신용평가사 에스앤드피 글로벌 레이팅스는 스페이스엑스가 2030년까지 현금 소진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늘겠지만 지출 증가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에스앤드피는 신용등급을 유지하려면 투자 속도를 조절하거나 추가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더블유앤드케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브렛 코즐로우스키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이번 투자를 두고 사실상 “일단 믿고 가는 이야기”라고 평가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다만 스페이스엑스의 유동성이 아주 취약한 것은 아니다. 회사는 채권 발행에 앞서 6월 19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천억 달러, 약 153조6천억원을 넘는다고 공시했다. 주가도 이날 전일보다 0.98% 오른 156.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65.50달러까지 올랐지만 상승폭 일부를 반납했다. 기업공개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6천억 달러, 약 922조원이 줄어든 뒤 반등한 흐름이다. 현재 주가는 공모가 135달러보다 15.6% 높고, 시가총액은 2조500억 달러, 약 3천149조원이다. 결국 주식시장은 성장 기대를 더 크게 반영하고, 채권시장은 현금흐름과 차입 부담을 더 엄격하게 따져보는 모습이 확인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스페이스엑스가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수록 주식과 채권 시장의 평가 차이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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