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가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의 8500억원대 법인세 추징 통지에도 반등하고 있다. 시장은 추징 규모 자체보다 제척기간과 이중과세 여부, 장기 불복 절차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전일보다 2800원(4.74%) 오른 6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DL이앤씨는 사우디아라비아 과세당국(ZATCA)으로부터 2006~2019년 수행한 EPC 프로젝트와 관련해 법인세와 가산세를 합쳐 8533억원 규모의 추징 통지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본세는 4392억원, 가산세는 4141억원이다.
사우디 당국은 한국 본사에서 수행한 설계와 조달 업무까지 현지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으로 보고 과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DL이앤씨는 해당 업무가 한국에서 수행됐고 관련 법인세도 이미 국내에 납부한 만큼 이중과세 소지가 크며, 한국-사우디 조세조약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증권가도 대체로 같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사안은 본업 경쟁력 훼손이나 수주 감소 우려보다 세법 해석과 과세권 충돌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IM증권은 한국-사우디 조세조약상 사우디의 과세 범위는 현지 고정사업장에 귀속되는 소득으로 한정된다고 짚었다. 여기에 사우디 소득세법상 최대 10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하면 2006~2015년분 상당액은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실제 세액이 큰 폭으로 줄 수 있다고 봤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번 과세가 한국에서 수행된 OOK(Out-of-Kingdom) 업무를 사우디 내 IK(In-Kingdom) 업무로 간주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했다. 회사가 현지 조세심판과 국가 간 상호합의절차(MAP)까지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불복 절차가 이어지는 동안 단기 현금 유출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은 통상 사우디 프로젝트에서 현지 시공과 본사 설계·조달을 구분해 계약·회계 처리해 왔다는 점을 들어 과도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과세표준과 세액 산출 기준, 고정사업장 인정 근거 등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펀더멘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 내 외국계 EPC 업체들에 대한 과세 강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DL이앤씨는 과세 근거가 불명확하다는 점을 들어 현지 불복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DL이앤씨는 2021년 DL㈜에서 건설사업부문이 인적분할돼 출범한 종합건설사다. 중동은 정유·가스·석유화학 플랜트 수주 비중이 높은 핵심 시장으로, 이번 사안 역시 과거 사우디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불거진 세무 이슈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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