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큰 폭으로 떨어져, 올해 1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비교해 약세장 기준을 넘어서는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3.0% 내린 온스당 3천992.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천960달러 아래로 밀리며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천달러 선이 깨졌다. 금값은 올해 1월 온스당 5천594달러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날까지 낙폭은 28%에 이르렀다. 일반적으로 자산 가격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면 시장에서는 이를 약세장으로 본다.
이번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 통화정책 전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물가 억제 필요성을 강조한 데다, 미·이란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가격이 다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금은 예금이나 채권처럼 이자를 주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달러 강세도 금값을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BBDXY)는 이번 주 들어 1% 가까이 오르며 13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제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 미국 밖 투자자들에게는 금을 사는 비용이 더 비싸진다. 그만큼 수요가 줄 수 있어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커진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골드만삭스는 연말 금값 전망치를 500달러 낮춘 온스당 4천900달러로 제시했고, 도이체방크도 4분기 전망치를 17% 내렸다.
은 가격도 더 가파르게 밀렸다. 이날 국제 은값은 6.9% 하락한 온스당 57.31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 선 아래로 내려왔다. 금과 은은 대표적인 귀금속 자산으로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지만, 시장 불안과 금리 전망, 달러 흐름이 동시에 바뀌면 은이 더 큰 변동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물가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결정, 중동 정세, 달러 방향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던 귀금속 시장도 당분간 큰 가격 변동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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