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 채권 발행, 거품 경고 신호인가?

| 토큰포스트

스페이스엑스가 대규모 기업공개 직후 다시 거액의 회사채를 발행한 일을 두고,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시장이 과열을 넘어 거품 구간으로 들어서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주식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은 기업이 곧바로 채권시장에서도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배경에는, 위험을 감수하려는 투자 심리가 그만큼 강해졌다는 해석이 깔려 있다.

알리안츠그룹의 루도비크 수브란 최고투자책임자는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글로벌 보험 서밋에서 스페이스엑스 사례를 들어 이런 우려를 밝혔다. 그는 스페이스엑스가 12일 기업공개를 통해 860억달러를 조달한 직후 200억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은, 시장 분위기가 단순한 호황을 넘어선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후 투자 수요가 700억달러까지 몰리자 회사채 발행 규모는 250억달러로 늘어났다.

수브란 최고투자책임자가 특히 문제로 본 대목은 주식 투자자와 채권 투자자의 기대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성장 기대에 베팅하는 주식 투자자들은 미래 비전에 더 큰 가치를 둘 수 있지만, 채권 투자자들은 정해진 이자와 원금 상환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따진다. 그는 스페이스엑스처럼 아직 대규모 손실 가능성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기업이 단기간에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모두 막대한 자금을 흡수하는 현상 자체가 시장의 경계심을 약화시킨 결과라고 짚었다.

이런 평가의 배경에는 최근 미국 회사채 시장의 이례적일 만큼 느슨한 자금 조달 여건이 있다. 미국 경제가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이면서 회사채의 가산금리, 즉 미국 국채보다 추가로 요구되는 금리가 매우 낮아졌다. 우량 기업 회사채의 경우 미국 국채 금리와의 차이가 0.8%포인트를 넘지 않는데,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과 비교해 큰 보상을 받지 못하는데도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뜻이어서, 시장이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스페이스엑스 주가 흐름도 기대와 불안을 함께 보여준다. 기업공개 직후 주가는 225달러까지 뛰었지만 이후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해 25일 15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시장이 성장성에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현재 기업가치와 자금 조달 속도가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다시 따져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자본시장에서 대형 성장기업의 자금 조달이 계속 이어지더라도, 투자자들이 어느 시점부터는 실적과 상환 능력을 더 엄격하게 따지면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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