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약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진출을 위한 자본 확충 작업을 본격화했다. 단순한 운영자금 조달을 넘어 자기자본 요건을 맞추고 미래 수익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KB증권은 26일 주당 1만7천620원에 보통주 5천675만3천688주를 새로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향후 IMA 사업 추진을 위한 내부 준비 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먼저 신주를 배정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본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할 때 자주 쓰인다.
시장 관심은 이번 증자가 KB증권의 IMA 진출 발판이 될 수 있느냐에 쏠린다. IMA는 대형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조건으로 고객이 맡긴 자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에 집중 운용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자금 기반을 넓힐 수 있고,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사업을 함께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사업자 지정을 신청하려면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어야 한다. 지난 5월 말 기준 KB증권의 자기자본은 7조8천960억원으로 기준에 약간 못 미쳤는데,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8조원 선을 넘길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IMA 업무가 가능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3곳이다. 이런 상황에서 KB증권이 자본을 추가로 쌓는 것은 대형 증권사 사이의 사업 경쟁이 단순 중개 수수료를 넘어 기업금융,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 같은 자본집약적 분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상품인데, 대규모 자기자본이 있을수록 운용 여력이 커지고 수익 구조도 다변화할 수 있다.
KB증권은 이번 증자를 계기로 기업금융, 채권, 자금운용 등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다지는 한편, 발행어음 사업을 기반으로 모험자본 공급 기능과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퇴직연금과 디지털 플랫폼 등 고객 중심 사업도 계속 고도화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자본 적정성과 재무 건전성 관리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가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확장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증권업계가 자기자본 경쟁을 한층 강화하면서, 대형사 중심으로 미래 성장사업과 기업금융 역량 확보에 더 속도를 내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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